종이빨대가 더 해롭다고? 국내 제지업계, 시험성적서 잇따라 공개
최근 벨기에의 한 연구진이 종이빨대에서 인체에 유해한 과불화화합물(PFAS)이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지 업계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한솔제지는 최근 자사 종이빨대의 유해성을 검사한 KOTITI 시험연구원의 시험성적서를 공개했다.
성적서에 따르면 한솔제지의 종이빨대에서는 벨기에에서 발표한 과불화화합물(PFAS) 11종이 검출되지 않았다. PFAS 중에도 특히 유해하다는 과불화옥탄산(PFOA)도 물론 검출되지 않았다.
한솔제지가 자체개발한 소재 ‘테라바스’는 물이 묻어도 물렁물렁해지지 않는 코팅 기술이 들어가 빨대 말고도 식품용기 등으로 쓰인다.
전 세계 빨대시장 1위인 국내 기업 서일 역시 자사 제품에 대해 “유해물질 검출 의혹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국내 종이빨대 시장 내 점유율 70%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서일은 국내외 9개 공장을 운영하며, 지난 45년간 전 세계 120여 개국에 수출하는 글로벌 빨대 선두기업이다. 글로벌 식음료기업인 네슬레를 비롯해 매일유업, 서울우유, 동서식품, 정식품, 삼육식품 등 국내 대형 식음료 기업에 친환경 종이빨대를 공급하고 있다.
서일이 사용하는 종이 소재는 무림제지의 제품인 ‘네오포레’. 생분해성 인증과 재활용성 인증을 취득한 것은 물론 미국 FDA 및 유럽 BfR의 식품 안전성 테스트를 모두 통과했다는 설명이다. 서일 역시 무림의 소재 시험성적서를 공개하며 이번에 문제가 된 과불화화합물뿐 아니라 약 60여 종의 유해물질이 일체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제지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벨기에 내에서 유통되는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이뤄진 그들의 주장은 모든 종이빨대로 일반화하기에 무리가 있다”면서 “부정확한 정보와 억측은 소비자 혼란을 키우고 국내 제지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벨기에 앤트워프대학의 연구진은 지난달 벨기에에 유통되는 39개 친환경 빨대를 검사한 결과 종이빨대 18개에서 PFAS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PFAS는 인체에 장기간 노출되면 간 손상, 천식, 갑상선 질환에 심하면 전립선암, 신장암, 고환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 다만, 연구진은 PFAS의 체내 축적 정도가 낮은데다, 대다수의 사람이 빨대를 사용하는 횟수가 적은 만큼 인체 유해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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