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더 좁아진다”.. 대기업 절반 “신규 채용 계획 아직”, 경쟁만 치열

제주방송 김지훈 2023. 9. 1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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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곳 중 6곳.. “하반기 계획 없거나 미정”
매출액 500대 기업, 하반기 대졸 채용 계획
‘경영 환경 불투명’.. ‘긴축 경영’ 등 돌입
예상 취업 경쟁률 작년보다 올라 ‘81대 1’


하반기 취업시장에 먹구름이 가시질 않고 있습니다.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고금리·고환율, 여기에 중국발 경제위기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탓에 좀처럼 기업심리가 개선되지 않는 탓입니다. 예년보다 취업시장이 나아지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뽑더라도 지난해 수준보다 더 줄일 계획이어서, 취업 경쟁률은 더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채용 계획을 세운 기업도 적합한 인재 발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직-구인간 눈높이 차로 인한 일자리 ‘미스매칭’이 여전합니다.

오늘(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하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 조사 결과를 발표한데 따르면, 응답 기업의 절반 가까운 48.0%가 올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채용 계획이 없는 기업 비율은 16.6%에 달했습니다. 대기업 10곳 중 6곳은 채용계획이 없거나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채용계획이 미정이라고 답한 48.0%는 지난해 하반기(44.6%)보다 3.4% 증가했고, 채용이 없다고 응답한 16.6%는 지난해 하반기(17.4%)보다 0.8% 줄었습니다.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전체 35.4%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을 유지하겠다는 기업은 57.8%, 줄이겠다는 기업은 24.4%로 집계됐습니다. 늘리겠다는 기업 비율은 17.8%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조사 때와 비교해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 비중(24.4%)은 지난해(13%)보다 11.4% 늘었고, 채용을 늘리겠다는 비중(17.8%)은 지난해(37.0%)보다 19.2% 감소했습니다.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 ‘수익성 악화·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 경영 돌입’(25.3%)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기업들은 또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고금리·고환율에 따른 경기 악화’(19.0%), ‘원자재 가격 상승·인건비 증가 등에 대비한 비용 절감’(15.2%)을 주요 이유로 꼽았습니다.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경기 상황에 관계없이 미래인재 확보 차원’(33.4%)을 택했습니다. 다음으로 ‘신산업 또는 새로운 직군에 대한 인력 수요 증가’(22.2%), ‘회사가 속한 업종의 경기상황이 좋거나 좋아질 전망’(22.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덜 뽑고’, 채용 문턱이 높아지면서, 올해 대졸 취업 경쟁은 작년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응답 기업들은 올해 대졸 신규 채용 예상 경쟁률을 평균 81대 1로 내다봤습니다.

응답 비중별로는 30~60대 1(29.7%), 1~30대 1(21.5%), 60~90대 1(14.9%) 순입니다. 지난해 대졸 신규채용 경쟁률은 응답기업 평균 77대 1로 집계돼 지난해보다는 올해 경쟁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기업들은 원하는 인재를 찾지 못하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 관련해 ‘적합한 인재 찾기 어려움’(30.9%)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실제 대기업의 구인난은 확대되는 추세로, 올 상반기 기준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적극 구인했지만 채용하지 못한 인원(미충원 인원)은 1만 2,000명에 달했습니다. 3년 전인 2020년 상반기(6,000명)에 비해 2배 수준 많습니다.

지난해 대졸 신규입사자 5명 중 1명(21.9%)은 경력을 가지고 신입직으로 지원한 소위 ‘중고신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졸 신규입사자 중 ‘중고신입’ 비중은 1%~10%(23.6%), 20%~30%(22.8%), 10%~20%(19.7%), 30%~40%(12.6%)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중고신입’의 경력은 평균 1.4년으로, 세부적으로 1~2년(48.3%), 6개월∼1년(32.2%), 2년∼3년 미만(12.7%), 6개월 미만(4.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신속 대응할 실무형 인재를 기업들이 선호하는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졸 신규 채용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과제는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투자·고용 확대 유도’(39.4%), ‘고용 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5.2%), ‘신산업 분야 기업 지원’(15.7%), ‘진로지도 강화 등 미스매치 해소’(8.7%) 등 순으로 답했습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 실적 악화와 중국경제의 불안정, 고금리·고환율 등 경영 불확실성 증폭으로 인해 보수적인 채용 계획에 나서는 상황”이라면서 “정부와 국회가 규제 혁파, 노동개혁, 조세부담 완화 등 기업 활력을 더할 제도적 지원으로 고용 여력을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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