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가해자는 누구?’…김히어라 학폭 의혹, 점입가경[스경X초점]
점입가경이다. 누가 가해자고 방관자고, 또 피해자인지 알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 배우 김히어라와 학폭 피해자라 주장하는 ㄱ씨의 녹취록이 공개된 뒤, 여기에 또 다른 제보자가 반박하며 그의 학폭 논란은 진흙탕 싸움이 되어버렸다.
김히어라의 학폭 의혹이 본격적으로 과열된 건 9일 디스패치가 김히어라와 ㄱ씨의 녹취록을 공개하면서부터다. 앞서 디스패치가 보도한 학폭 의혹을 김히어라와 소속사가 강력 부인하자 증거물로서 녹취록 일부를 편집, 배포한 것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ㄱ씨는 지속적으로 김히어라의 과거 폭행 사실을 언급하거나 사과 시점을 지적하며 김히어라의 사과가 진정성 없다고 거부한다. 김히어라는 “미안하다”고 고개 숙이며 자신의 과오를 인정한 것처럼 비친다.
그러나 소속사 그램엔터테인먼트 측이 공개한 녹취록 전문은 보도와 뉘앙스가 달랐다. 소속사 측은 “기사에는 편집된 부분이 있다. ㄱ씨는 언론에 제공할 목적으로 통화를 녹음했고, 의도적으로 사실이 아닌 부분, 또는 기억의 왜곡으로 증명할 수 없는 일들을 언급하며 통화를 이어갔다”며 “김히어라와 ㄱ씨, 두 사람 사이의 사건은 매우 개인적인 일이었으며, 소속사는 ㄱ씨의 주장에 인정이나 동의하지 않음을 밝힌다. 또한 ㄱ씨가 주장하는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행이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주장했다.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매체 보도엔 김히어라가 ㄱ씨를 때린 이유, ㄱ씨의 학창 시절 평판 등이 생략돼 있다.
10일 일간스포츠가 김히어라 학폭 의혹 최초 제보자였던 ㄴ씨가 “가해자는 오히려 ㄱ씨”라고 폭로한 인터뷰를 보도하며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ㄴ씨는 “ㄱ씨가 학교폭력 피해자로 둔갑한 걸 보고 너무 놀랐다”며 “진짜 나쁜 행동을 하고 다닌 건 ㄱ씨다. 학교를 안 나오는데 어떻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할 수가 있겠느냐. 지금 상황은 오히려 가해자가 학폭 피해자 행세를 하는 꼴”이라고 밝혀 김히어라에게 오히려 힘을 실어줬다. 그는 “내가 학교 폭력 피해자였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김히어라에게 당한 건 아니었다”며 “제보를 한 뒤 2~3주 동안 기억을 더듬으면서 내 기억에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는 걸 깨닫고 그 매체에 보도를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도 주장했다.
또 다른 제보자 ㄷ씨도 “기억의 왜곡으로 잘못된 제보를 했고 주장을 철회하면서 보도가 나가지 않기를 원했는데 나갔다”며 ㄱ씨가 학폭 가해자라고 의견을 함께했다.
제보자들끼리 진실 공방으로까지 번진 셈이다. 김히어라 학폭 의혹의 진실이 무엇이고 어떻게 마무리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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