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 직전 술 더 마셨다" 감형 원한 음주운전자, 2심서 벌금 늘어

운전을 마친 뒤 음주 측정 직전에 술을 마셨다고 주장하며 음주운전 처벌에 불복한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 받았다.

대구지방법원 제3-3형사부(재판장 이은정)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62)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5월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폐쇄회로(CC)TV 통합관제센터에 적발돼 경찰로부터 음주 단속을 요구 받았다.

당시 A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94%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A씨는 1심에서 벌금 600만원을 선고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A씨는 경찰이 요구한 음주 단속에 응하기 전, 집에 귀가해 10여분 동안 소주 한 병을 추가로 마셨다며, 운전 당시에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94%보다 낮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0분 동안 안주와 함께 소주 1병을 마시고 잠옷으로 갈아입고 씻을 준비까지 마쳤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선뜻 믿기 어렵다. 피고인의 진술도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지 않는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어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겁기보다는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결론 짓고 A씨에게 더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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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류연정 기자 mostv@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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