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애의 영화이야기] 영상 자료 활용에 대해

현화영 2023. 9. 1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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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자료는 말 그대로 어떤 결과물을 위한 자료가 되는 영상이다.

덕분에 다양한 영상 자료가 다양한 의도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 홈 비디오 등 지극히 개인 차원의 영상부터 뉴스 영상, 혹은 보안 해제된 체증 영상까지 활용되는 자료의 범위도 넓다.

일단 내 일상 속 타 영상 자료 활용 상황은 어떤지 잠시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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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월/분> 포스터. '2023네마프' 제공
 
영상 자료는 말 그대로 어떤 결과물을 위한 자료가 되는 영상이다. 보통은 영상물을 제작할 때 활용한다. 예를 들어, 극영화에서 어떤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재해석과 재연을 바탕으로 새롭게 촬영할 수도 있으나, 당시에 촬영된 뉴스 영상이나 다큐멘터리 영상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한 요즘은 모두가 촬영자가 되어 수시로 영상을 찍고, 공유하다 보니,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영상이 매우 많아졌다. 덕분에 다양한 영상 자료가 다양한 의도로 활용되고 있다. 오늘은 시기와 의도 모두 차이가 큰 사례를 통해서 그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다. 이런 생각도 해봅시다’ 정도의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좀 두서가 없을 수 있다는 점 미리 밝힌다. 

- 1920년대 몽타주를 통해 

기존 영상이 활용되는 방식에 대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1920년대로 가보자. 당시는 영화가 탄생한 지 30년쯤 된 시기로, 그사이 1분이 미만의 무편집 초창기 영화는 장편 무성 극영화로 변화되었다. 다시 말해 편집을 하게 됐고, 긴 이야기를 담게 된 것이다. 더 흥미롭게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나름의 편집 기법도 강화되고 있었다. 

그 시기 소련은 신생 국가로서, 영화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국민 대다수가 글을 몰랐다고 하는데, 영화를 통해 교육하는 것은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특히 ‘몽타주’로 불린 편집을 활용해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100여 년 전 당시 영화 편집의 힘이 실험, 확인되었다. 말하자면 ‘악마의 편집’이 가능하단 걸 알게 된 것이다. 

아예 기존 다른 영상들을 편집해서 영화를 만드는 작업도 진행됐다. ‘컴필레이션 영화’ 즉 기존 영상을 편집한 영화, 속된 말로 ‘짜깁기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공산화된 현재가 과거보다 훨씬 살기 좋다’는 메시지를 표현하기 위해, 과거 영상 중 빈민가의 처참한 참상을 담은 영상만 고르고, 그와 대비되는 현재 영상을 편집해 추가하는 식이었다. 영화 역사적으로는 편집이라는 영화 기법의 역할과 능력을 확인할 수 있던 시도였다. 

- 2020년대 대안 영상을 통해 

기획, 스토리텔링, 촬영, 편집, 녹음 등 전체 영상 제작 과정에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추구하는 대안 영상에서도 기존 영상 자료는 중요한 재료가 된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실험적인 차원으로 다양한 메시지, 감정 등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상상을 초월하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사진, 홈 비디오 등 지극히 개인 차원의 영상부터 뉴스 영상, 혹은 보안 해제된 체증 영상까지 활용되는 자료의 범위도 넓다. 

‘1개월/분’(감독 에단 네온, 2021)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1개월 동안 집에서 촬영한 영상을 편집했다. 다만 그 영상은 마치 CCTV처럼 고정된 카메라가 담아낸 집 밖 풍경뿐이다. 언뜻 보면 무심한 CCTV 영상 같지만, 이내 알게 된다. 수많은 보이지 않는 편집과 시각효과, 애니메이션이 활용되어, 시공간의 미묘한 변화가 느껴진다. 그렇게 1개월 동안 촬영된 영상이 4분 안에 담겨, 코로나 시기를 관통한 작가의 여러 감정도 드러낸다. 

- 그리고 내 일상을 통해

수많은 영상 자료 활용 사례 중 극히 일부분만 잠시 소개해 봤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공적인 차원, 정치적인 차원에서 일상적인 차원까지 다양한 의도와 방법으로 수많은 영상 자료가 활용되고 있다. 

예전에야 활용하기 위해서는 돈도, 장비도, 기술도 필요했지만, 요즘은 모바일 통신과 기기 덕분에 활용이 좀 더 쉬워졌다. AI까지 가세해 출처 확인이 어려운(불가한) 영상 활용은 더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법적, 윤리적 이슈도 확대되고 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실존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구분하기도 어려운 영상물의 홍수 속에서 잠시 이런 생각을 해봤다. 일단 내 일상 속 타 영상 자료 활용 상황은 어떤지 잠시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송영애 서일대학교 영화방송공연예술학과 교수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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