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스트릭랜드, 아데산야 꺾는 이변...새 UFC 챔피언 등극
랭킹 5위 스트릭랜드는 10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 쿠도스 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UFC 293: 아데산야 VS 스트릭랜드’ 대회 메인이벤트 미들급(84kg 이하)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아데산야를 5라운드 내내 몰아붙인 끝에 심판전원일치 판정승(49-46 49-46 49-46)을 거뒀다.
이로써 스트릭랜드는 새로운 UFC 미들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반면 아데산야는 지난 4월 UFC 287에서 숙적 알렉스 페레이라(36·브라질)를 KO로 물리치고 벨트를 되찾은 후 5개월 만에 첫 방어전에 나섰지만 복병 스트릭랜드에게 다시 타이틀을 잃고 말았다.
당초 스트릭랜드는 도전자가 아니었다. 원래 예정됐던 방어전 상대는 랭킹 1위 드리퀴스 뒤 플레시(29·남아공)였다. 하지만 부상으로 인해 뒤 플레시가 도전을 포기하면서 랭킹 5위 스트릭랜드에게 기회가 찾아왔고 챔피언까지 올랐다.
‘트래시 토커’로 유명한 스트릭랜드는 경기가 확정되자마자 아데산야에 거친 말을 쏟아냈다. 특히 ‘아프리카인’이 아니라 ‘중국인’이라며 공격해 눈길을 끌었다. 아데산야가 과거 중국 킥복싱 단체에서 활동하며 중국에 사랑을 나타낸 것을 비꼰 것이었다.
그냥 물러날 아데산야가 아니었다. 아데산야는 스트릭랜드의 인신공격에 “중국의 이름으로 스트릭랜드를 KO시키겠다”고 큰소리쳤다. 이날 경기에서 아예 중국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금색 컬러 쇼츠를 입고 등장했다.
아데산야가 월등히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라운드는 스트릭랜드가 장악했다. 시작부터 접근전을 펼치면서 압박을 펼친 스트릭랜드는 1라운드 막판 강력한 오른손 펀치를 얼굴에 적중시켰다. 아데산야는 충격을 입은 채 휘청거렸고 스트릭랜드는 펀치 연타를 퍼부었다.
하지만 아데산야는 끝내 쓰러지지 않았다. 종료 버저가 울리면서 KO되지 않고 힘겹게 1라운드를 마쳤다. 1라운드 스트릭랜드의 머리쪽 타격 숫자는 27개나 됐다.
아데산야는 2라운드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1라운드에 제대로 혼이 났던 아데산야는 2라운드 외곽을 돌면서 잽과 레그킥으로 스트릭랜드의 접근을 막았다. 1라운드를 압도했던 스트릭랜드는 2라운드에서 아데산야의 방어에 막혀 이렇다할 공격을 퍼붓지 못했다.
3라운드도 2라운드와 흐름이 비슷했다. 아데산야는 계속 거리를 두면서 잽과 스트레이트, 레그킥을 뻗었다. 하지만 스트릭랜드는 아데산야의 방어를 뚫고 몇차례 날카로운 펀치를 뻗었다. 유효타 숫자는 아데산야가 많았지만 더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스트릭랜드의 펀치였다.
스트릭랜드는 4라운드에서 다시 아데산야를 케이지쪽으로 몰았다. 아데산야는 뒤로 빠지면서 압박을 피하는데 급급했다. 스트릭랜드는 계속 접근하면서 앞차기와 펀치로 아데산야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4라운드를 확실히 가져간 쪽은 스트릭랜드였다.
점수에서 뒤지고 있다고 판단한 아데산야는 보다 적극적으로 펀치와 킥을 날렸다. 하지만 스트릭랜드의 압박은 만만치 않았다. 아데산야의 기습적인 킥도 막아내면서 가까이 다가갔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데산야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스트릭랜드는 5라운드 1분여를 남기고 본격적으로 사냥에 나섰다. 큰 펀치를 휘두르며 KO를 노렸다. 아데산야는 제대로 반격하지 못하고 물러서기만 했다. 마지막까지 스트릭랜드는 큰 펀치를 휘두르며 아데산야를 몰아붙였다.
5라운드 종료 버저가 울리자 스트릭랜드는 승리를 예감한 듯 두 손을 번쩍 든 채 펄쩍펄쩍 뛰었다. 반면 아데산야의 얼굴에는 실망감이 가득했다.
판정 결과 부심 3명 모두 49-46으로 스트릭랜드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아데산야의 아성을 깨고 새로운 챔피언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경기 전 서로 독설을 주고 받았던 아데산야도 스트릭랜드를 안아준 뒤 손을 들어주며 패배를 인정했다.
스트릭랜드는 이날 승리로 통산 전적 28승 5패를 기록했다. UFC에선 15승 5패가 됐다. 반면 아데산야는 개인 통산 3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통산 전적 24승 3패를 기록했다.
경기 후 눈물을 흘린 새 챔피언 스트릭랜드는 벨트를 바라보며 “이게 뭐야.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라고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이어 “팬들의 응원이 동기부여가 됐고 내게 좋은 연료가 됐다”며 “내 허리에 있는 벨트는 아무것도 아니다. 당신들이 일상 생활을 어떻게 사는지가 더 중요하다. 여러분 덕에 나는 더 살아갈 수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겠다”고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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