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상위 5개사, 부동산PF 연체율 1년 새 3배↑
지난 2분기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1년 사이 3배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금리 상승과 미분양 증가로 사업환경이 악화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PF 대주단협약 등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 자산기준 상위 5개사(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저축은행)의 지난 6월 말 기준 부동산 PF 연체율은 평균 3.96%로 지난해 같은 기간(1.26%) 대비 3배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부동산 PF 평균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비율은 1.87%에서 4.15%로 2.2배 이상 올랐다.
OK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이 지난해 2분기 3.65%에서 올해 8.35%로 4.7%포인트 상승하면서 상위 5개사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페퍼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각각 0%, 0.01% 수준으로 미미했지만 올해 2분기 4.35%, 3.68%로 뛰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해 동기(1.32%)보다 1.88%포인트 높아진 3.2%로 집계됐다. SBI저축은행만 5개사 중 유일하게 연체율이 낮아져 지난해 2분기 1.3%에서 올해 0.24%로 1.06%포인트 내렸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금융시장 안정을 우선순위에 두고 대주단협약 등 지원책을 체결해 부동산 PF 대출 부실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협약에 따라 대주단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할 경우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4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추가 자금지원이나 이자 유예 등 채무조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저축은행 PF 자율협약’을 통해 업종별 여신한도 준수 의무와 차주(돈 빌리는 사람)의 자기자본 20% 조달 의무화를 한시적으로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저축은행업권에 대한 예대율 완화조치(100% 이하→110% 이하)도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올해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전 금융권 PF 대주단 협약, 저축은행 PF 자율협약 등의 가동으로 부동산PF 연체율이 급격하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협약이 적용되는 사업장은 정상화 가능성이 큰 사업장에 한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다수의 사업장은 협약을 적용받기 쉽지 않다는 점, 부동산 분양 시장이 여전히 침체된 점 등을 고려할 때 협약에 대한 효과는 추후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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