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강행한 일본, 이번엔 독도 영유권 홍보 강화…한국은 대폭 삭감

최서은 기자 2023. 9. 1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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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체험관.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독도를 비롯해 주변 국가와의 영토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지역에 대해 자국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수십억원의 예산을 편성하는 등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독도(일본 주장 명칭 다케시마),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인 ‘북방영토’ 등 타국과 영유권을 다투는 지역이 자국 영토임을 주장하는 정보 제공 활동과 관련된 경비로 약 3억엔(약 27억원)을 편성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해 12월 일본 내각 최고 의사결정 회의인 각의를 통해 안전보장 관련 전략문서를 개정하고 독도에 대한 일본 영유권을 확정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개정된 국가안전보장전략에서 “영토·주권 문제에 대한 이해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또 일본의 초·중·고 교과서와 지도에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고 명시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독도 등 영유권 주장 강화를 위한 일본 정부의 정보 발신 활동은 국내외를 나눠 진행된다. 국외로는 저명한 외국 전문가에게 일본의 견해를 담은 메일을 정기적으로 보내 독도 등이 자국 영토라는 주장을 알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국내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도쿄 지요다구 가스미가세키에 있는 ‘영토·주권전시관’을 보수할 방침이다. 영토·주권전시관은 독도, 센카쿠 열도, 북방영토에 대한 일본의 의견을 설명하는 국립 전시시설이다.

요미우리는 “영토·주권전시관은 관람객이 센카쿠 열도 주변에서 일어나는 중국의 위압적 행동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체험형 전시를 충실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최근 한일 관계가 크게 개선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올해에도 ‘독도는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억지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세계무역기구 제소 취하, 화이트리스트 복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대일 외교에 있어 선제적으로 ‘통큰 양보’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가시적 호응은 커녕 오히려 뒤통수를 치는 모양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발간한 2023년판 방위백서에도 독도영유권을 주장했다. 일본 방위성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방위백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 다케시마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채 존재하고 있다”는 내용이 명기됐다. 이는 작년과 동일한 표현으로, 2005년 이후 19년째 유지되고 있는 억지 주장이다.

지난 3월 일본 문부과학성이 검정 통과시킨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서도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 중이라는 주장은 되레 강해졌다. 또 지난달 7호 태풍 ‘란’의 기상 지도에서 독도를 일본땅으로 표기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우리 정부는 독도 수호 예산과 일본의 역사왜곡 대응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국회 교육위원회 안민석 의원이 공개한 ‘2024년도 동북아역사재단 지원 사업 예산현황’에 따르면 동북아역사재단의 일본의 역사왜곡 대응 연구 사업 예산은 올해 20억2800만원에서 내년엔 5억3600만원으로, 73.6%(14억9200만원) 삭감됐다. 독도주권수호 예산은 25% 삭감됐다. 올해 5억1700만원에서 내년 3억8800만원으로 편성돼 1억2900만원이 깎였다.

또 위성곤 의원이 지난 3월 공개한 ‘2022년 세입세출 및 기금결산 자료’에 따르면 ‘독도 지속가능 이용 및 관리’ 사업에서도 독도입도지원센터 건립관련 예산 23억3800만원이 전액 불용됐다. 독도입도지원센터는 독도 영유권 행사를 목적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관광객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독도 거주 학술연구자들의 연구 등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에 대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등 수산물 안전관리 정부정책을 홍보하는 데 1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및 역사왜곡 대응에는 정부가 소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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