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 공개' 김히어라 학폭 의혹, 제보자도 가해자?…갈수록 점입가경

강선애 2023. 9. 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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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학창시절 학교 폭력 가담 의혹에 휘말린 배우 김히어라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디스패치는 김히어라와 동창 H씨가 나눈 통화 녹취록을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 8일 통화했는데, 김히어라는 5월부터 H씨와 만나고자 했으나 H씨는 그 만남을 거부해 왔다.

디스패치는 H씨에 대해 김히어라로부터 과거 학폭을 당한 피해자로 "20년 동안 상처를 안고 살았던 학폭의 증거"라고 말했다.

보도 속 녹취록에 따르면, H씨가 "때린 건 인정하냐" 묻자 김히어라는 "미안해"라고 말했다. 김히어라는 한 번 만나줄 수 있는지 부탁했지만, H씨는 "내가 널 안 만나고 기다린 이유가 뭘까?"라며 거절했다. 김히어라가 "네가 나한테 원하는 게 인정이야?"라고 묻자 H 씨는 "당연하다"고 대답하고, 김히어라는 "그러면 내가 인정할게"라면서도 "그런데 네가 제보를 하면 너네 신상까지 털려"라고 우려를 전했다. 그러자 H씨는 "우리는 피해자고 너는 가해자야. 우리 신상? 그게 왜? 우리가 죄 지은 거 아니잖아. 네가 죄지은 거지"라고 응수했다.

김히어라가 또 "네가 필요한 만큼 매번 진심으로 사과할게. 정말 미안해"라고 거듭 사과하자 H씨는 "더더더 힘들어야지. 내가 기다렸거든, 이 순간을"이라며 벼르고 있던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인정하고 자숙하라"고 요구했다.

H씨는 김히어라에 자신을 폭행한 것이 기억나냐고 추궁했고, 김히어라는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김히어라는 "내가 다 아니라고 하지 않아"라면서도 "나는 학원도 가고. 맨날 그 (빅XX) 모임에 있을 수 없었어"라고 H씨에 대한 지속적인 폭행이 불가능했다고 기억했다. 반면 H씨는 "노래방에서 불러서 때리고, 바깥에서 때리고. 너는 맨날 나만 괴롭혔다"고 호소했다.

또 H씨는 "너 솔직히 말해. 너 우리 때렸잖아. 괴롭혔잖아"라고 추궁했고, 김히어라는 "내가 사실 다 기억나진 않는데. 너한테 그랬던 건 맞아"라고 H씨에 대한 괴롭힘을 일부 인정하기도 했다.

해당 녹취록이 공개된 뒤 여론이 다시 김히어라에게 부정적으로 흘러갔다. 그러자 이번엔 소속사가 반박에 나섰다. 김히어라의 소속사 그램엔터테인먼트는 "H는 매체에 제공할 목적으로 통화를 녹음했고, 의도적으로 사실이 아닌 부분, 또는 기억의 왜곡으로 증명할 수 없는 일들을 언급하며 통화를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H와 김히어라는 1학년때 친했던 사이였다. 하지만 H의 일련의 행동들로 김히어라는 지속적인 피해를 입었고, 이로 인해 둘은 멀어지고 다투게 되었다"며 "H가 주장하는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행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기억이 매우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일방적 주장을 녹취록이라고 하여 편집한 부분만 보도한 점에 유감"이라며 김히어라와 H씨의 통화내용 전체의 녹취록을 공개하는 초강수를 뒀다.

소속사가 공개한 녹취록 전문을 보면, 앞서 보도된 내용과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보도에서는 김히어라가 H씨에게 일방적이고 지속적인 폭력을 행사한 학폭 가해자로 비쳐진 반면, 녹취록 전체를 보면 김히어라는 H씨가 학교를 중간에 그만둬 지속적인 괴롭힘 자체가 불가능했고, H씨 무리로 인해 자신이 피해를 본 상황들을 주장한다.

특히 김히어라는 H씨에게 거듭 사과를 하고 만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내가 모든 것을 정당화할 수 없지만 난 아무 이유없이 약자를 괴롭히고 그런 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H는 거기서 약자인 친구가 아니잖아"라고 언급해 H씨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한다.

녹취록 전체를 공개한 소속사는 "단독보도 기사에서 거론된 일진과 학폭이라는 것에 지속적이지도 않고, 잘잘못과 오해로 인한 친구의 다툼이 포함되는 것인지 소속사는 의문이다"라고 반론하며 "첫 입장문을 통해 말씀드린 것과 같이, 이번 논란과 보도매체에서 언급한 오해들에 대해 소속사는 하나씩 면밀히 풀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히어라 측과 H씨의 주장이 상이한 가운데, H씨 역시 학창시절 다른 학생들을 괴롭힌 학폭 가해자였다는 주장이 나오며 논란은 점입가경으로 번지고 있다.

9일 일간스포츠는 김히어라 학폭 가담 논란의 최초 제보자인 A씨의 인터뷰를 보도했는데, A씨는 "진짜 나쁜 행동을 하고 다닌 건 H씨"라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내가 학교폭력 피해자였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김히어라에게 당한 건 아니었다"면서 "(디스패치에) 제보를 한 뒤 2~3주 동안 기억을 더듬으면서 내 기억에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는 걸 깨닫고 그 매체에 보도를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보도가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A씨는 "H 씨가 학교폭력 피해자로 둔갑한 걸 보고 너무 놀랐다. 그때 우리 학교 나온 사람은 다 알 거다. 누가 가해자인지. 진짜 나쁜 행동을 하고 다닌 건 H 씨다. 그 사람의 생활기록부는 확인해 봤나. 학교를 안 나오는데 어떻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할 수가 있겠느냐"고 되물으며 "어떻게 가해자를 피해자로 둔갑시킬 수가 있나. 지금 상황은 오히려 가해자가 학폭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는 꼴이다. 그 자체가 내겐 2차 가해로 느껴져서 심적으로 괴롭다"고 호소했다.

앞서 디스패치는 김히어라가 강원도 모 중학교에 재학할 당시 갈취·폭행·폭언 등으로 악명이 높았던 '빅XX'라는 일진 모임의 멤버였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김히어라 측은 "김히어라가 중학교 재학 시절 친구들끼리 만든 '빅XX'라는 네이밍의 카페에 가입했고 그 일원들과 어울렸던 것은 사실이나, 일진으로 활동한 적도 학교폭력에 가담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김히어라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H씨의 주장이 나오는 등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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