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떴다 우울해졌다 ‘양극성 장애’, 유전 가능성 높아

문세영 기자 2023. 9. 10. 12: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웃음은 즐거울 때, 눈물은 슬플 때 나는 것이 보편적인 감정 표현 방식이다.

양극성 장애는 비정상적인 흥분 상태인 '조증'과 우울한 상태인 '우울증'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질환이다.

환자는 우울한 상태를 보일 때 병원에 방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양극성 장애가 아닌 우울장애 진단을 받기 쉽다.

양극성 장애의 우울증과 우울장애의 우울증은 치료 방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과 병력 청취, 평가 등이 필요하다는 것.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양극성 장애가 있다면 기분이 들떴다가 우울해지는 양극단을 오가게 된다. Aleksei Morozov/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웃음은 즐거울 때, 눈물은 슬플 때 나는 것이 보편적인 감정 표현 방식이다. 그런데 감정 표현이 비정상적이고 극단적으로 일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조울증으로 불리는 ‘양극성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다. 

양극성 장애는 비정상적인 흥분 상태인 ‘조증’과 우울한 상태인 ‘우울증’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질환이다. 환자는 기분이 들떴다가 우울해지는 양극단을 오간다. 

안용민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양극성 장애의 특징은 조증 혹은 경조증 삽화가 있다는 점”이라며 “환자는 비정상적으로 기분이 들뜨거나 에너지가 증가하고 잠을 자지 않아도 피로감을 느끼지 않으며 말과 생각이 빨라지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환자는 우울한 상태를 보일 때 병원에 방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양극성 장애가 아닌 우울장애 진단을 받기 쉽다. 양극성 장애의 우울증과 우울장애의 우울증은 치료 방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과 병력 청취, 평가 등이 필요하다는 것. 

발병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 여러 생물학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맞물려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유전되는 경향이 상당히 높다. 안 교수는 “모든 양극성 장애 환자가 가족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기존 연구들을 보면 생물학적인 요인이 약 70~80%를 차지한다”며 “나머지 20~30%는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양극성 장애는 크게 ‘양극성장애 Ⅰ형’과 ‘양극성장애 Ⅱ형’으로 나뉜다. Ⅰ형은 조증과 우울증이 나타나는데 조증일 때 고양된 기분, 과장된 자신감, 팽창된 자존심 등을 특징으로 한다. 수면 욕구가 감소해 잠을 잘 안 자고, 목표 지향성 활동이 늘어나며, 쾌락적 활동이나 무분별한 도박 등에 몰두하기도 한다. 

Ⅱ형은 경조증과 우울증이 나타난다. 경조증은 기분이 들뜨긴 하지만 오히려 창의적인 생각들이 많이 떠올라 예술적 혹은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이 경우엔 우울증 증상이 더 큰 문제다. 안 교수는 “경조증 이후 우울증은 기간이 길고 치료가 더 어렵다. 자살 위험성도 높다”며 “Ⅱ형에서는 우울증 삽화의 재발을 막기 위한 경조증부터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기본적인 치료 방법은 약물치료로, 이를 중심으로 정신 치료적 접근을 통합한 포괄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료 현장에서는 리튬을 포함한 다양한 약물이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극성 장애 환자에게 우울장애 환자에게 사용하는 항우울제를 쓰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충동성이나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자살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기분조절제나 항정신병약제를 위주로 치료한다. 단, 환자가 매일 약을 챙겨 먹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질환이기 때문에 가족이나 보호자가 잘 살펴봐야 한다.  

평소에는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 시간 변화는 기분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한 수면과 운동을 통한 건강한 생활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음주는 기분을 더 불안정하게 만들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안 교수는 “양극성 장애는 꾸준히 치료받으면 증상이 전혀 없거나 증상이 있더라도 비교적 잘 지내게 된다“며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