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해외 3개국 연계 마약 조직 적발

김예랑 기자 2023. 9. 1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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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사범·불법 체류 전력 있는 해외 마약상들, 국내 유통 네트워크 형성
강선봉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 2계장이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해외 3개국 연계 마약 조직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캄보디아, 중국, 나이지리아에 거점을 두고 서로 공모해 국내에 대량의 필로폰을 유통한 일당을 적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밀반입과 유통을 지시한 해외 마약 총책들과 국내 유통책 등 필로폰 유통 사범 총 76명을 ‘특정 범죄 가중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이중 국내 판매자 13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모(49)씨 등 22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해외 총책의 지시에 따라 들여온 필로폰 등을 국내에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윗선에는 캄보디아 총책 송모(52)씨, 중국 총책 K(42·중국 국적)씨, 나이지리아 총책 I(35·나이지리아)씨가 있다.

국내 유통책인 김씨는 총책 송씨의 지시에 따라 지난 3월 24일 부산에서 나이지리아 마약조직이 헬스보충제로 위장해 밀반입한 필로폰을 취득한 뒤, 국내 지역 마약상뿐 아니라 중국에 있는 마약상의 국내 유통책에게도 전달했다. 5일 뒤인 29일에는 대전에서 비대면으로 필로폰을 취득해 나이지리아 마약상의 국내 유통책에게 전달했다. 압수된 필로폰은 나이지리아 마약상과 중국 마약상이 각각 국내에 밀반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이 3개국 조직이 합작해 마약을 유통하는 수법을 보였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경찰은 올해 초 국가정보원(국제범죄정보센터)으로부터 나이지리아 마약상이 국내에 필로폰을 유통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지난 4월 김씨와 국내 유통책 차례로 검거한 뒤, 해외에 있는 총책들 신원을 파악해 지난 7월 한국인 총책 송씨를 먼저 검거하고, 외국인 총책들에 대해서는 체포영장 발부받아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요청해 적색수배를 내린 상태다.

총책 3명은 모두 국내에서 마약 범죄로 처벌받거나 추방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교도소 동기, 캄보디아에 있는 또 다른 마약상 등을 통해 서로 알게 되고 국내 사정에 밝은 점을 악용해 범행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국내 유통책들로부터 62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시가 623억원 상당의 필로폰 18.7킬로를 압수하고, 이들로부터 필로폰 등을 사서 투약한 투약사범 38명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들의 국내 체류 경력이나 교도소 수용 경력이 더 큰 범죄에 악용되고 있으나, 실제 마약사범들에 대한 처벌은 법정형 대비 가벼운 경향이 있다”며 “관대한 처벌이 오히려 마약 범죄를 조장할 수 있으므로 엄중한 처벌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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