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43㎞ 직구로 6타자 연속 범타 행진... 초토화된 키움 선발진서 피어난 작은 가능성
설상가상 잔여 경기가 가장 적음에도 한화 이글스와 더블헤더 경기까지 잡히는 등 키움은 경기에 내세울 선발 투수를 구하는 것조차 벅찼다. 그래서 이번 더블헤더에서 나온 것이 불펜에서 종종 멀티 이닝을 소화했던 김동혁(22)과 이명종(21)이었다.
그중에서도 이명종은 이번이 프로 데뷔 첫 선발 출전이었다. 석교초-세광중-세광고를 졸업하고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56번으로 키움에 입단한 그는 데뷔 첫 해부터 1군에서 경험을 쌓았다. 평균 직구 시속이 140㎞ 초반에 불과한 우완 투수였으나, 타자와 맞대결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짱 있는 투구로 1군 관계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2년 차인 올해는 지든 이기든 상대 팀 분위기를 끊는 스토퍼로서 더욱 중용 받았다. 많은 점수를 내준 경기에서는 더 많은 점수를 내주지 않게 흐름을 끊었고,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는 만루 위기에도 등판해 최소 실점으로 리드를 지켰다. 20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3.28로 활약한 전반기 이명종은 루징 시즌 키움의 몇 안 되는 소득이었다. 지난달 20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 승리 후 만난 홍원기 키움 감독도 "시속 140㎞ 공으로 어떻게 저렇게 잘 던지는지, 쉽지 않을 텐데 참 대견하다"고 흐뭇한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이번 등판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9위 한화 이글스와 맞대결이었으나, 8일 경기에서 키움 선발 김선기가 수비 실책을 버텨내지 못하고 5이닝 4실점(1자책)으로 흔들렸고, 9일 더블헤더 1경기도 김동혁이 3이닝 7피안타 4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지며 2-11 대패를 당했다.
이날 이명종은 달랐다. 사실 당일 오전 선발 등판 통보를 받은 이명종은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모처럼 찾아온 선발 등판 기회에 힘을 얻었다. 올해 최고 시속 147㎞까지 나온 빠른 공은 보이지 않았다. 제구도 빠지는 공이 많이 나와 1회부터 노시환을 스트레이트 볼넷, 채은성을 맞히기도 했다. 2회에도 최인호와 최재훈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이명종의 표정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평소에도 득점권 위기에 자주 등판했던 경험이 결과로 나왔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다음 타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고 수비 도움을 받아 결국 실점하지 않았다.
타자가 일순한 뒤로는 한층 더 안정적인 피칭으로 경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3회 무사 1루에서 오선진에게 3구 삼진을 잡아내더니 '홈런 1위' 노시환에게는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슬라이더 다음으로 들어간 5구째 하이 패스트볼 역시 노시환의 타이밍을 빼앗았고 결과는 우익수 뜬 공이었다. 4회에는 공 11개로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6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최고 시속 143㎞ 직구에도 번번이 방망이가 빗맞았다.
이명종의 첫 선발 등판은 5회가 마지막이었다. 선두타자 최재훈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윤석원으로 교체됐고 최재훈이 오선진이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최종 성적은 4이닝 1피안타 5사사구(4볼넷 1몸에 맞는 볼) 1탈삼진 1실점. 투구 수는 총 61구(직구 29개, 슬라이더 23개, 커브 6개, 체인지업 3개)로 자신의 개인 최다 이닝(4)과 최다 투구 수를 달성했다. 올해 5월 17일 고척 두산전 2⅔이닝 동안 57개를 던진 것을 경신했다. 최원태 트레이드 후 안우진, 정찬헌의 내년 시즌 전반기 선발 로테이션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명종이 쏘아 올린 작은 가능성이었다.
경기 후 이명종은 "첫 선발 경기치고는 결과가 좋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볼넷이 가장 많이 준 날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아 밸런스가 흐트러진 상황에서도 '자신 있게 던지자' 다짐한 그대로 공을 던져 만족한다. 앞으로도 볼넷을 주기보단 지금처럼 자신 있게 던져 (차라리) 안타를 맞는 피칭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날 등판 전에는 그의 모교 세광고가 연장 승부치기 끝에 봉황대기 준우승을 차지했다. 41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 도전이었으나, 2-0으로 앞선 9회말 2사에서 동점 2타점 적시타를 맞은 것이 뼈아팠다. 하지만 경동고와 준결승에서 극적인 승부치기 끝에 20년 만에 봉황대기 4강에 오르는 등 괄목한 성과를 낸 후배들에게 이명종은 오히려 힘을 얻었다.
이명종은 "등판 전에 결과를 확인했다. 우승까지 이어지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후배들이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선발 등판을 앞두고 나도 힘이 났다. 후배들도 저렇게 씩씩하게 던지는데 나도 잘 던져야겠다는 각오였다. 정말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응원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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