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든게 사라졌다” 통곡의 모로코...최고 명소 광장이 지진 피난처로
도로 끊겨 구조대 접근조차 어려워
8일 오후 11시 11분(현지 시각) 모로코에서 지진이 발생한 지 만 하루가 지난 가운데 현지는 무너진 잔해와 찾지 못하는 시신으로 인해 아비규환의 상황이 펼쳐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가 심각한 시골 마을들은 도로가 끊겨 구조대의 접근조차 어려운 상황에 놓였고, 도심 역시 언제 다시 발생할지 모르는 여진에 대한 두려움으로 광장과 거리가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됐다.
10일 AP·로이터·AFP 등 외신에 따르면 모로코 내무부는 지진 사망자가 2012명까지 늘었으며, 부상자도 2059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부상자 가운데 중태도 1404명인데다 추가 수색과 구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지진은 중세 고도(古都) 마라케시에서 71km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6.8로 발생했다. 한밤중 습격한 지진으로 집이 무너져 자고 있던 사람들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었다.
특히 피해는 시골 마을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흙벽돌로 지어진 건물이 대부분이어서 집이 쉽게 무너졌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무너진 집들의 잔해를 기어올라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맨손으로 잔해를 뒤지고 있다고 한다. 모로코 국영방송 2M은 “많은 마을이 마라케시 주변의 붉은 바위산에 지어졌을 뿐만 아니라 마을로 향하는 몇 안 되는 도로가 떨어진 잔해에 막혀 구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피해가 큰 지역에서는 통신과 전기도 끊겼다”고 전했다.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지고 있다. 2M에 출연한 한 여성은 남편과 네 명의 자녀가 지진으로 사망했다고 말하며 이들의 이름인 ‘무스타파, 하산, 일헴, 기즐레인, 일리예스’를 울부짖었다. 그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이 사라졌다. 나는 이제 혼자”라고 외치기도 했다.
시내 역시 피해는 적지 않았다. 건물이 흔들리면서 시민들이 모두 거리로 뛰쳐나왔다. 건물의 석판이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면서 거리에 잔해가 쌓였고, 겁에 질린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기 두려워 길거리와 광장에서 밤을 지새웠다. 전통시장과 식당, 카페 등 볼거리가 많은 마라케시 최고의 명소 제마 엘프나 광장은 간밤 지진에 겁에 질려 밖에서 밤을 보낸 현지 주민들의 피난처가 됐다. 현지의 은행가 보데 쇼니바레는 가디언에 “모두들 이것이 끝인지 계속될지 모르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경찰차, 구급차, 소방차가 지나다니는 것만 보일 뿐 상황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마라케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옛 시가지 메디나의 문화유산들도 일부 강진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 중 하나로 ‘마라케시의 지붕’으로 불리는 쿠투비아 모스크의 첨탑(미나렛)도 일부 손상됐다고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AP는 이번 지진이 120년 만에 모로코를 강타한 가장 강력한 지진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돌과 석재로 만들어진 고대 도시의 건물들과 벽들이 지진에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1960년 아가디르 근처에서 발생해 수천 명의 인명을 앗아간 규모 5.8 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이다. 동쪽으로 모로코와 국경을 접한 알제리는 물론 지중해와 대서양 건너 스페인, 포르투갈에서도 감지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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