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못따자 “엎드려 뻗쳐!”...중견기업 창업주가 직원 폭행

고용부, 더케이텍 특별근로감독 결과 발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청사 전경. /신현종 기자

직원들을 엎드려 뻗치게 한 뒤 폭행했던 중견기업 더케이텍 창업주의 직장 내 괴롭힘이 추가로 확인됐다. 지난 5월 언론에 보도돼 논란이 됐던 곳인데, 고용부의 특별 근로 감독 과정에서 다른 직장 내 괴롭힘이 다수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중견기업 더케이텍에 대한 특별 근로 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인력 파견 회사로 중견 기업이지만 1998년 설립됐고, 직원 수는 8400여명, 매출은 3500억원이 넘는 탄탄한 곳이다. 한국은행과 주요 대기업 등에도 근로자를 파견했고, 아웃소싱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고용부는 “대표이사가 아닌 창업주가 인사·채용 등 일부 사업경영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면서 상습적으로 직원들을 폭행하는 등 괴롭혀 왔다”고 밝혔다. 감독 결과 이 창업주는 직원들에게 1인당 자격증 2개를 따라고 지시했다. 일부 직원이 자격증을 따지 못하자 총 세 번에 걸쳐 직원 16명에게 “엎드려 뻗쳐”라고 지시했다. 이후 “지 자식 ×× 하나 건사 못할 놈”이라는 폭언·욕설을 하며 몽둥이 등으로 엉덩이를 폭행했다.

이 창업주는 일부 직원에게 살을 빼라고 지시하고, 주기적으로 체중을 점검했다. 체중 감량 우수 직원에게는 자신과 식사 자리를 만들어줬지만, 살을 빼지 못한 직원에게는 경고 조치를 내렸다. 또, 업무와는 상관 없는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말서 작성을 강요하고 38명의 급여 674만원을 삭감했다. ‘업무시간 외에 연락이 안 된다’ ‘화분 관리를 못 했다’ ‘복장 및 태도가 불량하다’ ‘명절 휴가에 연차를 붙여 사용했다’ 등의 이유였다. 직원들은 창업주를 위한 사내 예술제 참여와 연습을 강요당했다.

이 창업주는 “96년생 이하 여성은 가산점이 있으니, 면접 참여를 독려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실제 이 회사는 채용 공고에 “20대 초반 여성 우대” 등을 내걸었다. 채용 과정에서 성과 연령에 따라 차별을 하는 것은 현행법 위반이다.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 등 총 8000만원의 임금 체불도 적발됐다. 주 52시간제를 넘긴 것도 1770회에 달했다.

고용부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회사 직원들은 올해 3월 직장 내 괴롭힘이 있다며 고용부에 신고를 했고, 고용부가 과태료 처분까지 내렸다. 하지만 이번 감독 과정에서 드러난 다수의 직장 내 괴롭힘을 고용부는 당시에는 확인하지 못했다. 고용부는 이번 특별 근로 감독에서 창업주를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입건하고 총 2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