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망 사용료 내지 않으면 생태계 망가져”
“통신사들은 네트워크를 위해서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데, 빅테크 기업들은 아무런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채 이익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 불균형을 고치지 않으면 인터넷 생태계는 망가질 것입니다.”
리사 퍼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 사무총장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와 같이 밝혔다. 퍼 사무총장은 7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모바일360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퍼 사무총장은 “현재 글로벌 인터넷 생태계는 ‘망 공정 기여’라는 과제를 앞두고 있다”며 “한국이 이를 먼저 맞이했고, 유럽은 한국과 협력해 인터넷 생태계의 지속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한국에서는 CP(콘텐제공사업자)인 넷플릭스가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인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지급을 두고 소송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20년 4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게 망 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게 시작이었다. 유럽은 지난 6월 유럽 의회에서 ‘대규모 트래픽 발생기업의 공적 기여’를 위한 정책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됐고,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퍼 사무총장은 “유럽 모델은 시장 논리에 기반한 자유로운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때, 개입해 빅테크를 협상 테이블에 앉히겠다는 것”이라며 “망 중립성을 존중하기 위해 연간 트래픽 발생량의 5% 이상을 차지하는 6~8개의 주요 빅테크 기업들에게만 사용료를 받을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네트워크 인프라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빅테크의 망 사용료 지불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 내 통신사들은 한 해 약 550억 유료(78조7000억원)를 네트워크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지만, 빅테크의 투자액은 사실상 10억 유로(1조4300억원)에 불과하다”며 “주요 빅테크들에게 망 사용료를 걷으면 네트워크 사용료는 저렴해지고, 속도는 더 빨라지는 등 서비스가 한층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날 퍼 사무총장은 망 사용료 때문에 소비자 부담이 커질 거라는 주장을 일축하기도 했다. 구글, 페이스북 등은 무료인데다, 넷플릭스 등 콘텐츠제공사업자들은 망 사용료 지불 없이도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이들이 내게 될 사용료는 수익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퍼 사무총장은 “인테넷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망 사용료는 중요하다”며 “유럽은 한국과 더불어 생태계 행위자들의 공정한 분담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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