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영업 늘릴까 말까... 고민빠진 저축은행

이용안 기자 2023. 9. 1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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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영업 확대를 두고 저축은행들이 고민에 빠졌다.

대출영업을 줄여 일시적으로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는 효과를 봤지만, 결과적으로는 수익 감소, 연체율 상승 등 더 큰 피해가 돌아올 수 있어서다.

하지만 대출영업 축소는 결과적으로 저축은행에게 독(毒)일 수밖에 없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대출영업을 늘리고 싶어하지만 중국 부동산 리스크, 미국의 긴축기조 장기화 등 경제 불안요소가 남아있어 영업 확대 시점을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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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영업 확대를 두고 저축은행들이 고민에 빠졌다. 대출영업을 줄여 일시적으로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는 효과를 봤지만, 결과적으로는 수익 감소, 연체율 상승 등 더 큰 피해가 돌아올 수 있어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15%로 전년말보다 1%포인트(p) 상승했다.

고금리 기조가 시작되며 조달비용이 높아져 대출영업을 줄인 영향이다. 단기적으로 대출영업 축소가 건전성 지표인 BIS기준 자기자본비율 개선을 이끈 셈이다.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자기자본 대비 위험가중자산으로 계산되는데, 대출자산이 지난해말보다 3조8000억원 가량 줄며 위험가중자산이 감소했다. 증자 등으로 자기자본이 6000억원 증가한 점도 BIS기준 자기자본비율 상승에 한몫했다.

저축은행들은 대출영업 확대를 주저하고 있다. 수익 악화에도 경기가 회복되고 금리가 낮아질 때까지 건전성 지표를 유지하면 최소 회사를 매각하는 상황은 피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인수합병(M&A) 조건을 일부 완화했는데, 지방의 일부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매각설이 피어오르고 있다.

하지만 대출영업 축소는 결과적으로 저축은행에게 독(毒)일 수밖에 없다. 우선 연체율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된다. 연체율은 전체 대출자산 대비 연체채권으로 산출된다. 연체채권은 그대로 남아있는 채 영업 축소로 분모인 대출자산이 줄면 연체율은 더 빠르게 상승하게 된다. 실제로 상반기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5.33%로 반년 만에 1.92%p나 높아졌다.

새 영업을 확대하지 않으니 수익도 감소한다. 대출자산의 축소는 매월 가계·기업 등 고객에게 내준 대출로부터 얻는 이자이익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저축은행의 수익은 대부분 이자이익에서 나온다. 더불어 고객들로부터 받은 예금에 이자비용은 매번 지출되는 것도 큰 부담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저축은행들은 9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자이익이 5221억원 줄고, 대손비용이 6292억원 늘어 전년 동기보다 순이익이 1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장기적으로는 수익이 나빠지면 결국 건전성도 악화한다. 적자폭이 커질수록 저축은행들이 원래 갖고 있던 자기자본이 깎여나가기 때문이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대출영업을 늘리고 싶어하지만 중국 부동산 리스크, 미국의 긴축기조 장기화 등 경제 불안요소가 남아있어 영업 확대 시점을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출영업을 축소하며 새 위험자산이 늘어나는 걸 억제했지만, 영업 축소 기조를 오래 끌고 갈 순 없다"며 "여러 저축은행들이 영업 확대 시점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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