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65% “하반기 신규채용 없거나 미정”

전경련, 매출 500대 기업 대상 조사

올해 하반기 청년 취업시장이 지난해보다 더 얼어붙을 전망이다. 대기업 10곳 중 6곳은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0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0곳 중 6개 사 이상인 64.6%는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48.0%), 채용하지 않을 것(16.6%)이라고 했다.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가진 기업은 35.4%로, 지난해와 비슷한 채용 규모를 유지한다는 기업은 57.8%, 줄이겠다는 기업은 24.4%로 나타났다.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17.8%에 그쳤다. 채용 축소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포인트(p) 늘었고, 채용 확대는 19.2%p 줄었다.

기업들은 올해 대졸 취업 경쟁이 지난해보다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예상 경쟁률은 평균 81대 1로 조사됐다. 지난해에는 평균 77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졸 신규 채용 직원 5명 중 1명(21.9%)은 이미 경력을 갖고 신입으로 지원한 ‘중고 신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취업난이 심화하는 데도 기업은 원하는 인재를 찾지 못하는 이른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도 두드러졌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 관련 애로사항으로 적합한 인재 찾기 어려움(30.9%)을 꼽았다.

실제로 대기업 구인난은 확대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적극적으로 구인했지만 채용하지 못한 인원은 1만2183명으로 2020년 상반기(6405명)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투자 및 고용 확대 유도’(39.4%)를 가장 많이 꼽았다.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5.2%), ‘신산업 성장동력 분야 기업 지원’(15.7%) 등이 뒤를 이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실적 악화, 중국경제 불안정·고금리·고환율 등으로 채용을 보수적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기업 활력을 위한 제도적 지원으로 신규 채용 여력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