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지는 하반기 취업문...대기업 65% “신규 채용 없거나 미정”

이정구 기자 2023. 9. 1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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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불황과 고금리·고환율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올해 하반기 취업시장이 작년보다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127사) 중 64.6%는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채용 계획을 아직 세우지 않은 기업이 48%였고, 채용 계획이 없는 기업이 16.6%였다. 작년 하반기와 비교하면 채용계획 미수립 기업은 3.4%포인트 늘었고 채용이 없는 기업은 0.8%포인트 감소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세운 기업은 35.4%였는데, 채용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전년 대비 채용 규모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업은 57.8%에 그쳤고, 줄이겠다고 답한 곳은 24.4%였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17.8%로 가장 적었다. 특히 작년 조사와 비교하면 전년 대비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은 11.4%포인트 늘었고, 늘린다는 기업은 19.2%포인트 줄었다.

기업들은 작년보다 채용에 소극적인 이유에 대해 ‘수익성 악화 및 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경영 돌입’(25.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고금리·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 악화(19.0%)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증가 등에 대비한 비용 절감(15.2%) 순이었다.

신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취업 경쟁률은 올라 취업문 뚫기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기업들이 예상한 올해 대졸 신규채용 경쟁률은 81대 1이다. 작년에는 77대 1이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인 동시에 기업들은 정작 원하는 인재를 찾지 못하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신규 채용 관련 애로사항으로 ‘적합한 인재 찾기 어려움(30.9%)’ 항목을 가장 많이 꼽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적극적으로 구인했으나 채용하지 못한 인원(미충원 인원)은 1만2000여명으로 나타났다. 3년 전 2020년 상반기(6000여명)보다 2배 수준이었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투자 및 고용 확대 유도(39.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5.2%) △신산업 성장동력 분야 기업 지원(15.7%) △진로지도 강화, 취업정보 제공 등 미스매치 해소(8.7%) 등을 들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실적 악화, 중국경제 불안정, 고금리·고환율 등 경영 불확실성 증폭으로 채용에 보수적”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규제 혁파, 노동개혁, 조세부담 완화 등 기업 활력을 위한 제도적 지원으로 고용 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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