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서울 지하철 ‘자동 발판’ 늘린다…‘발빠짐 사고’ 잦은 70여개 역사 대상
열차와 승강장과 사이 간격이 넓어 발빠짐 사고 위험이 큰 서울 지하철 역사에 내년부터 자동으로 나왔다 들어가는 발판이 설치된다.
10일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1~8호선 역사 가운데 틈이 10㎝를 넘는 승차 위치는 3395곳으로 전체 1만9256곳의 17% 수준이다.
가장 넓은 간격의 승차 위치는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으로 최대 28㎝에 달한다. 3호선 충무로역에는 최대 26㎝, 3호선 동대입구역에는 23㎝의 틈이 있다. 충무로역의 경우 지난달 아이가 사이로 빠져 승객들이 구조한 사고도 일어났다.
이 같은 열차와 승강장 사이에 간격은 곡선 승강장에 직사각형 전동차가 운행하면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현상이다. 간격이 10㎝ 이상인 승차 위치를 보면 곡선 선로가 많은 2·3호선 역 비중이 크다. 또 열차가 운행할 때 좌우로 흔들리기 때문에 승강장과 충돌하지 않기 위해 약간의 여유를 둬야 하는 이유도 있다.
이에 1량이 20m인 전동차가 곡선 승강장에 들어서면 양 끝은 9㎝ 틈이 생기지만 중간 부분은 곡선 반경에 따라 최대 21.5㎝까지 벌어진다.
해당 틈을 메우기 위해 10㎝ 이상 틈이 있거나 환승으로 승객이 많은 134개역, 3739곳에는 고정형 고무 발판을 설치했다. 203개역에서는 이동식 발판을 사용 중이다. 바닥 스티커나 음성 안내 등으로 승객에게 발빠짐 주의를 인식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열차가 승강장에 가깝게 진입하는 구조인 경우 충돌 위험이 있어 고정형 발판 등을 둘 수 없는 곳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서울시는 최근 5년간 발빠짐 사고의 70%가 발생한 이들 역사 가운데 설치가 가능하다고 판단된 72개역의 승차 위치 585곳에 내년부터 접이식 자동안전발판을 도입하기로 했다. 열차가 서고 출입문이 열리기 전에 발판이 자동으로 상승했다가 승객이 탑승한 후 출입문이 닫히면 자동으로 발판이 내려가는 안전설비다.
앞서 고정형 발판이 불가능한 5호선 김포공항역 등 6개역에 자동발판이 추진됐으나 기술 안정성 문제로 보류됐다가 지난해 안전무결성수준(SIL3)에 맞는 제품이 개발돼 다시 검토에 들어갔다.
공사 관계자는 “승객이 승하차할 때 열차가 흔들리면서 발판과 접촉하거나 끼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발판 폭을 조정했고, 열차 움직임을 감지해 발판이 자동 하강하게 하는 안전장치 반응 속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2~4호선 승강장 25곳에 시범 설치해 운영 중인 자동발판은 설치 대상이 많은 1~4호선에 내년 우선 적용하고, 2025년 5~8호선으로 확대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고 상황을 보면 이어폰을 착용해 안내 방송 등 주변 소리를 잘 듣지 못했거나 스마트폰을 보다가 간격을 인식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승강장 발빠짐 사고는 이용객이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의 위험을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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