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이닝 책임져줘" 사령탑의 격려가 현실로…외인 대체선발 1군 데뷔→구단 최초 완봉 투수 기록까지 소환했다

NC 이준호. 고척=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

사진제공=NC 다이노스 퓨처스팀 SNS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9이닝 다 책임져줘."

이준호는 지난 9일 경산볼파크에서 열린 삼싱 라이온즈 2군과 퓨처스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9이닝 동안 2안타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91개.

1회 김상민과 8회 김태훈에게 안타를 맞은 걸 제외하고 완벽한 경기였다. 4사구를 한 개도 내주지 않으면서 빠르게 경기를 풀어갔다.

경남고-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2023년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54순위로 NC에 입단한 이준호는 올 시즌 1군과 2군을 오갈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았다. 4월6일 잠실 두산전으로 부상으로 빠져있던 테일러 와이드너의 대체 선발로 나와 1군 데뷔전을 치른 그는 총 10경기에서 19⅔이닝 평균자책점 5.95를 기록했다.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하게 선발로 나서면서 경험을 쌓은 그는 생애 첫 완봉승까지 성공했다.

이준호는 구단 퓨처스 SNS를 통해 "야구하면서 첫 완봉승을 기록했다. 대학교 때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적이 있는데, 9이닝까지 던질 거라고 생각은 안 해본 것 같다. 경기가 끝나고도 생각보다는 덤덤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완봉승도 의미가 있었지만, 9이닝 동안 4사구를 한 개도 내주지 않은 점에 미소를 지었다. 그는 "완봉승을 기록한 것만큼 더욱 기쁜 것이 볼넷을 주지 않고 마무리해서 인 것 같다. 내 공에 자신감을 가지고 상대 타자들을 상대하니 결과도 좋았던 것 같다. 최근에 좋은 투구 밸런스를 오늘 경기에도 보여준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NC 이준호가 역투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

경기를 앞두고 공필성 NC 퓨처스 감독은 이준호에게 "9이닝을 모두 책임져달라"고 격려했다. 공 감독의 격려를 현실로 만든 이준호는 "감독님께서 나를 믿어주셔서 해주신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보답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이야기했다.

이준호는 "좋은 리듬을 유지하고 있다 해서 별다른 의식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계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준호의 완봉승은 2012년 8월25일 마산 삼성전에서 이재학이 달성한 것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기록. 당시 이재학은 9이닝을 던지며 2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재학은 이외에도 NC 창단 첫 승리 투수, 완투 및 완봉 등 각종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준호는 "첫 프로시즌을 마무리하면서 퓨처스 기록에 내 이름을 남길 일이 있을까 생각을 해봤었는데 (이)재학 선배님에 이어 큰 기록을 달성할 수 있어 기쁘다. 열심히 노력해서 N팀에 올라가 KBO 정규시즌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