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대기업 취업시장···대기업 10곳 중 6곳, 하반기 신규채용 없거나 계획 미정
대기업 10곳 중 6곳은 하반기 신규 채용이 없거나 미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했다고 10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응답기업 10개사 중 6곳 이상(64.6%)은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48.0%), 채용하지 않을 것(16.6%)이라고 응답했다.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 비중은 35.4%로, 이 중 전년 대비 채용 규모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업은 57.8%, 줄이겠다는 기업은 24.4%로 나타났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17.8%에 그쳤다. 채용 축소는 전년 동기 대비 11.4%p 늘었고, 채용 확대는 19.2%p 줄었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에 대해 수익성 악화·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경영 돌입(25.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고금리·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 악화(19.0%),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증가 등에 대비한 비용 절감(15.2%)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올해 대졸 취업 경쟁이 작년보다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대졸 신규채용 예상 경쟁률은 평균 81대 1로 조사됐다. 작년엔 평균 77대 1로 집계됐다.
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인데도, 기업은 원하는 인재를 찾지 못하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신규채용 관련 애로사항으로 적합한 인재 찾기 어려움(30.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적극적으로 구인했으나 채용하지 못한 인원은 1만2000명으로, 3년 전인 2020년 상반기(6000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대졸 신규입사자 5명 중 1명(21.9%)은 경력을 가지고 신입직으로 지원한 ‘중고신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신입의 경력 기간은 평균 1.4년이었다. 기업들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선호함에 따른 결과라는 게 전경련 분석이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투자 및 고용 확대 유도(39.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5.2%), 신산업 성장동력 분야 기업 지원(15.7%), 진로지도 강화와 취업정보 제공(8.7%) 등을 지적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실적 악화, 중국경제 불안정·고금리·고환율 등 경영 불확실성 증폭으로 채용을 보수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 본부장은 “정부와 국회가 규제 혁파, 노동개혁, 조세부담 완화 등 기업 활력을 위한 제도적 지원으로 고용 여력을 확충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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