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에 겨우 죽 한 숟가락 80대' 80초만에 먹인 요양보호사…환자 숨져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기소…금고 6개월에 집유 2년

광주지방법원./뉴스1 DB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병으로 음식을 못 삼키는 고령환자에게 서둘러 밥을 먹이다가 사망케 한 요양보호사가 금고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요양보호사 A씨(59·여)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21일 오후 4시28분쯤 전남 화순군에 위치한 한 요양원에서 환자 B씨(81·여)에 대한 주의의무를 다 하지 않아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이 복지센터 요양원에 입원해 와상환자로 치료를 받아왔는데 치매와 당뇨를 앓고 있었다. 특히 B씨는 치아가 없고 삼킴장애, 입과 식도의 기능감소로 음식을 잘 먹지 못했다.

매번 묽은 죽으로 식사를 하던 B씨는 사고 당일에도 평균 55초마다 죽 한 숟가락을 넘기면서 30분 넘게 홀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요양보호사 A씨는 혼자 밥을 먹던 B씨에게 다가가 1분20초 동안 5번에 걸쳐 숟가락으로 피해자의 입 안에 죽을 급하게 떠먹였다. B씨가 음식을 완전히 삼켰는지도 확인되지 않았고 결국 피해자는 음식물에 의한 기도폐색성 질식사로 숨을 거뒀다.

A씨는 B씨의 입에 흘러내린 죽을 입 안으로 넣어 줬을 뿐 급하게 밥을 먹이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지연 판사는 "A씨는 B씨의 죽 그릇을 가져가 피해자에게 먹이는 영상이 확인된다. A씨가 급하게 죽을 떠먹인 직후 피해자는 호흡곤란을 일으켰고 질식사로 숨졌다. A씨는 B씨의 건강상태를 인지하고 있었는 점을 종합하면 주의의무위반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케 하는 중대한 결과를 발생시킨 점, 피해자의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요양원 책임보험에 따라 유족에게 보험금이 지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피해자가 당시 고령에 치매, 당뇨를 앓 건강상태가 좋지는 않았던 점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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