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잃었다"…아내 시신 찾지 못한 모로코 남성 통곡

모로코 당국, 9일부터 3일간 국가애도기간 선포
산악 지형 탓에 구호품 받기 어렵고 구조 작업도 난항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규모 6.8 지진이 발생해 사망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서면서 피해 지역이 슬픔에 잠겼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9일(현지시간)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은 재난 상황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주재한 후 성명을 통해 사흘간의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현지시간 8일 오후 11시 11분께 마라케시에서 남서쪽으로 약 70km 떨어진 아틀라스 산맥의 산악지대를 진원지로 하는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가운데 모로코 하이 아틀라스 산맥의 작은 마을인 '물레이 브라힘'에서 아내와 네 명의 자녀를 지진으로 잃은 한 남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40세 남성인 라센은 이번 지진으로 자신의 아내와 네 자녀가 사망해 "모든 것을 잃었다"며 슬픔에 잠겨 있었다.

라센의 세 딸의 시신은 잔해 속에서 발견돼 옮겨진 상태지만, 여전히 아내와 아들의 시신은 수습하지 못했다.

그는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그저 세상으로부터 벗어나 슬퍼하고 싶을 뿐"이라며 비통함을 드러냈다. 라센은 지난 8일 밤 지진 발생 당시 집 밖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40대 여성인 하스나는 이번 지진이 "끔찍한 비극"이라며 아직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어안이 벙벙할 정도라고 털어놨다.

그는 "내 가족은 목숨을 건졌지만, 마을 전체가 아이들을 애도하고 있다"며 "많은 이웃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었습니다. 그 고통은 말로 형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하기 전 물레이 브라힘에는 주민 약 3000명이 거주 중이었다. 마을에서는 구조대원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생존자와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마을의 한 야산에는 무덤을 파고 사망자를 매장하고 있었다.

한 여성은 무덤을 파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내 사촌의 손자들이 죽었다. 나는 그 참혹한 광경을 지켜봤다"며 "이 마을과 다른 마을에서도 모두 가족을 잃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인 라센 아이트 타가디르트는 인근 마을에서 살던 조카들이 숨졌다고 말했다. 조카들은 사망 당시 각각 6살과 3살이었다.

그는 지진이 신의 뜻이라고 언급했지만 고립된 산악 지형 탓에 피해가 더 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모로코 당국은 부상자들에게 구급차와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피해 지역이 산악 지형인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오전 6시50분 현재(한국시간 기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2명이며, 부상자는 2059명이다. 이중 1220명이 중태여서 앞으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xmxs4104@news1.kr

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