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미중 갈등' 속…코스피 2500선 지킬까[주간증시전망]
美 8월 소비자물가·소매판매 따라 강달러 좌우
미·중 변동성 지속…IT 외 소재·자동차부품 유의
아이폰 15 공개·세계폐암학회 등 이벤트도 눈길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코스피가 2500선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주요 경제지표 결과 발표에 따라 긴축 경계감이 커지면서다. 커지는 불안과 혼란 속에서 증시의 방향을 가늠할 열쇠 중 하나는 이번 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CPI)다. 다만, 미·중 갈등의 여파가 국내 증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여전히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유의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한 주(9월 4~8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0.63%(16.03포인트) 하락한 2547.68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0.60%(5.56포인트) 내린 914.18에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8월10일(2601.56) 이후 약 한 달간 250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계절적으로 9월이면 약세를 보이는 미국 증시가 올해엔 국제유가 상승, 달러 강세, 반도체 등 대중국 규제까지 만나 국내 투심마저 끌어내렸다.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의 감산 연장에 10개월 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물가 상승과 추가 금리 인상 우려를 키웠다. 달러는 유럽·중국 경기 불안감에 지난 3월 초 이후 고점을 찍었다.
이번 주는 오는 13일 발표될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판매, 제조업 지표가 유가 상승이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약화햘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대신증권은 미국 8월 CPI 예상치가 3.6%로 7월(3.2%) 대비 반등, 코어 CPI는 4.3%로 7월(4.7%) 대비 낮은 수준으로 5개월 연속 물가 둔화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휘발유 등 에너지 수요 증가에 따른 상품 가격 상승과 임금 상승률 둔화 등 서비스 가격 하락에 따른 결과로, 9월부터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완화할 것”이라며 “CPI가 예상치를 밑돌면 증시는 상승하는 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이번 결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8월 소매판매는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8월 핵심 소매판매는 지난 7월 아마존 프라임데이 이후 일부 소비 공백과 가솔린 가격 상승에 따른 구매력 저하 등 영향에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이후엔 거시경제 악재 영향력이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물가, 소매판매, 제조업 지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채권금리, 달러 상승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주간 코스피는 저점 대비 반등폭(78포인트)의 50% 되돌림 수준인 2520선 지지력 확보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미·중 변동성 지속…IT 외 소재·자동차부품 등 유의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중앙정부 기관 공무원을 대상으로 애플 아이폰 등 외국산 통신 기기의 휴대와 업무 사용을 금하면서 미국 기술주가 하락했고 화웨이 부품 사용 논란이 부각됐던 SK하이닉스(000660) 등이 약세를 보였다. 직전 거래일인 8일(현지시간)엔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반발 매수세로 상승한 가운데 애플은 이틀간 6%대 급락 이후 소폭(0.35%) 반등했다.
중국 규제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이 없더라도,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종목은 투자심리가 악화할 가능성이 크고, 국내 증시에서도 관련 업종 변동성을 유의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실제 지난 6~7일 애플과 더불어 퀄컴의 주가가 7.2% 하락했다. 퀄컴의 중국 매출 비중은 64%에 달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주식시장 전반에도 부담 요인으로, 주가지수는 약보합 흐름이 예상된다”며 “유가 상승 수혜 분야, 중국의 이연 수요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분야로 수급이 옮겨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 상승으로 증시 체력이 약해진 상황이기 때문에 미·중 갈등 우려를 야기할 악재가 증시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며 “정보기술(IT) 업종 외 소재, 자동차·부품, 헬스케어 장비 업종에서도 중국 매출 비중이 크면 주가 변동성이 나타나 관련주에 대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9월 11~15일) 코스피 예상밴드를 2490~2610포인트로 제시했다. 주간 주요 이벤트는 △12일 애플 아이폰 15 공개 △13일 미국 8월 소비자물가, 한국 8월 수출입물가 △14일 미국 8월 생산자물가·소매판매 △15일 미국 9월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 8월 산업생산, 중국 8월 소매판매·산업생산 등이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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