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 파워인덕터 하나로"···삼성전기, '커플드 칩' 업계 최초 양산

박막형 구조로 절연·저항 성능 우수
미래차 성장에 수요 증가···'제2의 MLCC' 육성

[서울경제]

삼성전기(009150)가 두 개의 파워인덕터를 하나의 칩으로 구현한 ‘커플드 파워인덕터’를 업계 최초로 양산하고 하이엔드급 제품 라인업을 확대한다고 10일 밝혔다.

파워인덕터는 전원 회로에 적용돼 배터리로부터 오는 전력을 반도체가 필요로 하는 전력으로 변환시키고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전자 부품이다. 자율주행 및 전기차 시장의 확대 속에 수요가 대폭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재 주력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못지않은 성장세가 기대된다.

삼성전기가 개발한 커플드 파워인덕터는 2016크기(가로 2.0㎜, 세로 1.6㎜)와 2218크기(가로 2.2㎜, 세로 1.8㎜)의 낮은 저항값(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특성)을 가진 제품 2종이다.

이 제품은 PC의 두뇌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 주변에 탑재돼 안정적인 전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CPU의 고성능화 추세 속에서 사용하는 전류량이 많아져 전력손실이 적은 파워인덕터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파워인덕터는 기존에는 두 개가 병렬로 연결돼 저항값을 낮췄지만 부품 수 증가와 회로 설계 자유도가 제한된다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삼성전기는 두 개의 코일을 결합시킨 커플드 구조를 적용해 이 같은 문제를 해소했다. 이 제품은 기판 위에 얇은 코일 형상을 전해도금 방식(표면에 얇은 막을 입히는 방식)으로 형성한 박막형 제품이다. 코일을 직접 감는 기존 제품보다 절연·저항값 등 전기적 특성이 우수하다.

파워인덕터 시장 규모는 2028년까지 46억 5000만 달러(약 4조 8500억 원)로 연평균 약 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기기의 고성능·다기능화에 따른 수요 증가와 자율주행 및 전기차 등 자동차 산업의 확장으로 고성능 제품 중심의 수요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12월 파워인덕터를 담당하는 전자소자팀을 전자소자사업팀으로 격상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반도체의 고사양과 고성능화 요구가 지속되면서 파워인덕터가 반도체 성능 차별화의 핵심 부품이 되고 있다”며 “세계 최고의 소재와 공법 기술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해 파워인덕터 시장을 선도하는 초일류 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