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략' 문구 빠진 G20 공동선언문… "전쟁 규정 둘러싼 서방 외교의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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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직접 규탄하는 문구가 빠졌다.
그러나 이번 G20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이 사용되면서, 1년 만에 전쟁을 규정하는 표현이 바뀐 셈이 됐다.
영국 BBC 방송도 "우크라이나로선 러시아의 '침략'에 대한 언급이 사라진 것과 관련, 전쟁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를 둘러싼 외교전에서 서방이 패배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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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책임 흐려 서방서 거부했던 표현
서방은 "흑해곡물협정 압박 등 성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직접 규탄하는 문구가 빠졌다. 외신들은 전쟁을 어떻게 규정할지를 둘러싼 외교전에서 서방이 패배한 것으로 분석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G20 회원국들은 공동선언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War in Ukraine)으로 인한 인간의 고통과 국제 식량, 에너지 안보, 공급망, 금융 안정성 등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침략' 표현이 사라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표현은 최근 몇 주간 G20 정상회의의 뜨거운 논쟁거리였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중 누가 전쟁에 책임이 있는지 따지지 않고, 양측이 같은 비중으로 연루된 것처럼 암시하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서방은 "러시아 연방의 우크라이나 침공(Aggression by the Russian Federation against Ukraine)"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도 이 표현이 채택됐다. 그러나 이번 G20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이 사용되면서, 1년 만에 전쟁을 규정하는 표현이 바뀐 셈이 됐다.
"서방이 외교전에서 패배하고 있다는 신호"
외신들에서는 '서방 외교의 실패'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FT는 "이번 G20 선언은 지난 1년간 개발도상국들이 모스크바를 비난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도록 설득한 서방 국가들에 타격을 입혔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도 "우크라이나로선 러시아의 '침략'에 대한 언급이 사라진 것과 관련, 전쟁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를 둘러싼 외교전에서 서방이 패배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 소재 문제는) 오늘날 매우 양극화돼 있는 문제이며 이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며 러시아의 전쟁 책임을 완화하는 발언을 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러시아 연방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관점에 있어서 G20은 자랑스러울 것이 전혀 없다"며 반발했다.
다만 서방은 공동선언문이 타협의 산물이라는 입장이다. 러시아에 대한 비난을 삭제하는 대신, 흑해곡물협정 복귀를 촉구하거나 핵무기 사용 불가 방침을 재확인하는 등 실용적인 성과를 도출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방 관리는 FT에 "우리가 가진 선택지는 공동선언문을 도출하거나 도출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정답은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BBC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흑해곡물협정 복귀를 요구하고, 영토 보전을 존중하는 유엔 헌장 원칙을 채택했다"며 "잘 된, 강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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