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양식장 집단폐사, 고수온 강한 하이브리드 어종도 대안
기온 1도 올라가면 물고기 체감은 10배
아열대 어종 출현 잇따라…먹이사슬도 변화
국내 양식 어종, 고수온에 취약…고밀도 환경도 원인
아열대 어종 효과 있지만 양식장 도입은 꺼려
■ 진행 : 유대용 기자 ■ 제 작 : 전남CBS 보도제작국, 정혜운 작가
■ 대담 :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조재권 연구관
◇ 유대용> 최근 여수에선 고수온 현상을 이기지 못하고 우럭과 넙치 등이 집단폐사 했습니다. 죽은 물고기만 자그마치 560만 마리가 넘습니다. 기후 위기에 따라 수산업도 양식 어종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조재권 연구관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안녕하세요.
◆ 조재권> 안녕하십니까?
◇ 유대용> 최근 여수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는데 기후 변화에 따른 현상이 다른 지역에서도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들었어요. 대표적으로 어떤 이슈들이 있나요?
◆ 조재권>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뿐만 아니라 수산 분야에서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수온 변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표층 수온은 지난 50년간 약 1.35℃가 증가했는데요. 전 세계 대비 우리나라가 약 2.5배가 높은 수준입니다. 그리고 2010년 이후부터는 여름철 고수온과 겨울철 저수온과 같은 이상 기후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국제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해역이 이상 고수온 다발해역으로 보고가 되고 있고요. 사계절에 따라서 출현하는 어종 변화나 자원 변동, 특히 우리나라 수산업에 중요한 양식업에서는 겨울철과 여름철 양식 생물 폐사가 대표적인 이슈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 유대용> 인간에게 1도라면 물고기에는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 건가요?
◆ 조재권> 수온이 갑작스럽게 1℃ 변화가 발생했을 때 물고기가 체감하는 온도 변화는 약 10℃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 유대용> 10배나 되네요.
◆ 조재권> 사람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항온동물인데 반해 어류는 변온동물이기 때문에 외부 온도에 직접 영향을 받아 타격이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물 속에 녹아있는 산소인 용존산소도 고수온은 일반적으로 낮은 경향이 있고요. 물고기가 밥을 먹고 소화 시킬 때는 산소가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밀폐된 공간에서 고밀도로 사육 되고 있는 양식 어류 같은 경우에는 대량 퇴사가 발생할 위험성이 더욱 더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유대용> 수온이 상승하다 보니까, 연안에 아열대 어종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요.
◆ 조재권> 예를 들어 제주도에 주로 나타나던 아열대 어종인 독가시치 같은 경우는 최근 동해안까지 출현하고 있고요. 독도 연안에서도 아열대 어종인 자리돔이라든지 봄돔, 줄도화돔 같은 어종들이 빈번히 출현하고 있습니다.
◇ 유대용> 먹이사슬도 많이 바뀌겠어요.
◆ 조재권> 과학원에서는 1962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동서남해안 해양 관측 조사를 수행하고 있는데요. 기초 자료를 보면 최근 우리나라 수온 상승 때문에 수온약층이 형성이 되면서 저층에서 유입되는 영양염이 좀 줄어들게 됩니다. 그에 따라서 먹이 생물이 되는 플랑크톤 크기가 작아지고 많이 다소 부족해지는, 그래서 기초생산력이 점점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점진적인 먹이사슬 변화도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 유대용> 여수에서 양식장 피해가 많이 컸어요. 대부분 한대성 어종인 우럭이나 넙치였는데, 가두리 양식장은 수온 조절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피해가 컸던 원인은 뭐라고 보세요.
◆ 조재권> 우리나라에서 양식되고 있는 품종 중 고수온에 취약한 종들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조피볼락, 우럭이라고 하죠. 넙치 그리고 전복, 또 동해안에서 많이 양식되고 있는 강도다리, 멍게 등이 대표적으로 여름철에 폐사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두리 양식장 같은 경우는 일반적으로 수온 조절이 불가능한 양식 방법이고요. 넙치 육상 양식장도 고밀도로 많은 양을 양식을 하기 때문에 수온 조절이 매우 어려운 상태입니다.
◇ 유대용> 기존 대책들이 실효성이 없는 건 아닌가요?
◆ 조재권> 꼭 그렇지는 않고요. 일부 기존 고수온 관련 대책으로는 지금 양식도 많아지고 품종도 굉장히 다양해지고 그래서 어떤 특정한 품종을 갖다가 하나의 대책을 내놓기는 불가능하고요. 일반적으로 고수온이 빈번히 발생하는 지역은 수온이 오르기 전에 미리 출하를 해서 판매가 될수록 권장하고 있고요. 팔지 못하고 고수온이 발생이 됐을 경우에는 물리적으로 스트레스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관리하도록 지도하고 있고요. 먹이를 줄이거나 공급하지 못하도록 산소 공급이라든지. 여러 가지 대응 방법을 어업인들에게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품종에 대한 한계 수온 초과가 오랫동안 유지되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대량 폐사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서 앞으로 다가올 기후변화의 근본적인 대책 실효성에 대해서는 앞으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유대용> 양식 어종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도 있던데 그럼 여수나 남해 같은 지역은 어떤 어종으로 바꿔야 할까요?
◆ 조재권> 현장에서는 어업인들이 그런 요청을 많이 하시거든요. 그런데 사실상 우리나라는 양식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품종이 그다지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대응 품종을 말씀드린다면 숭어 같은 높고 낮은, 아주 낮은 온도에서 살고 높은 온도에서도 잘 살 수 있는 광온성 어류라든지, 최근 고수온 대체 품종으로 개발된 아열대 바리로 품종 전환이 있을 수 있겠고요.
◇ 유대용> 붉은 자바리나 대왕자바리 말씀하시는 거죠.
◆ 조재권> 그렇습니다. 교잡종이거든요. 아열대 대왕바리라는 어종과 교잡을 해서 하이브리드로 만든 아열대 바리입니다. 고수온에 굉장히 좀 강한 어종으로 알려져 있고 현재 그런 효과를 좀 보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고수온이 발생이 됐을 때 위험성이 적은 곳으로 일시 양식하는 이동 양식 방법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 유대용> 제가 듣기로 수년 전부터 대체 어종이나 현장 간담회 등 권고나 홍보를 하고 계시는데, 현장의 어민들은 대체적으로 잘 바꾸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 조재권> 예를 들면, 지금까지 루틴하게 양식해왔던 방법들을 바로 바꿀 수가 없는 그런 경우가 있고요. 새로운 품종으로 전환하다 보면, 또 시행착오를 겪어야 되는 위험성이 있을 수도 있고요.
숭어 같은 경우는 값이 좀 쌉니다. 그래서 값싼 어류는 선호하지 않은 경향도 있고요. 새롭게 개발한 아열대성 바리과 어류 같은 경우에는 종묘 값이 비싸기 때문에 선뜻 품종 전환을 못하는 실정이고 이동 양식 같은 경우도 많이 번거롭기 때문에 꺼리는 것 같습니다.
◇ 유대용>기후 위기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네요. 앞으로 연구소 차원에서 주력하실 부분이 있나요.
◆ 조재권> 시기적으로 기후변화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조직 개편을 통해서 대응 분야 연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기존 연구에서 업그레이드 되는 기후 환경 해양 생태계 통합 분석 평가 연구라든지, 해양 탄소 중립 연구, 그와 연계된 에너지 절감형 스마트 양식 기술 연구, 첨단 생명공학을 이용한 대응 기술 연구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 유대용>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조재권 연구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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