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만 잡으면 돼”…글로벌 항공사들이 눈에 불 켠 이유는 [방방콕콕]
중·소형 항공기 제작사 노선 경쟁
흑산도·백령도 선점에도 유리해
프랑스·이탈리아 합작회사 ATR
78인승 항공기 30대 도입하기로
브라질 엠브레어도 경북도와 협약
경북도에 따르면 ATR은 지난 6일 경북 구미코에서 열린 ‘2023년 경북도 항공방위물류박람회’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갖고 국내시장 진출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ATR은 프랑스의 항공기 제작업체 에어버스와 이탈리아의 방산업체 레오나르도가 합작해 1981년 설립된 회사다. ATR은 전세계 90인승 미만 항공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중소형 터보프롭(프로펠러) 항공기 전문 제작사다. ‘ATR 42’(30~50인승)와 ‘ATR 72’(44~78인승)는 90인승 미만 항공기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기종으로 꼽힌다.
장-피에르 클러신 ATR 아태지역 커머셜 부문장은 “‘ATR 72’ 항공기는 건조하거나 노면이 습한 환경에서도 문제없이 이착륙할 수 있다”며 “한국의 젖은 활주로 착륙 규정은 미국 FAA(연방항공청) 규정보다도 엄격하고 ATR은 이를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ATR은 자사의 터보프롭 항공기가 동급 제트기보다 연료를 45% 적게 소모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45% 적고 외부 소음이 적다는 것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클러신 부문장은 “현재 한국은 활용도가 다소 낮은 공항들이 존재하고 항공사가 운항하는 주요 노선 또한 남북 지역 간 이동에만 집중돼 있다”면서 “동부 해안 지역과 서부 지역 간 동서 노선을 개발해 ATR 항공기를 도입한다면 KTX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며 이동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엠브레어는 포항경주공항에서 경북도와 항공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자사의 주력 제트 여객기인 ‘E190-E2’(최대 승선인원 114명)을 가져와 탑승객을 태우고 80분간 울릉도를 선회하는 시험 비행도 가졌다.
‘E190-E2’기종은 엠브레어가 제작한 차세대 신기종으로 2018년부터 상업운항을 시작했다. 엠브레어에 따르면 단거리 활주로 이착륙 성능(1200m 이착륙 가능)과 우수한 항속거리(최대 6시간)가 특징이다. 스위스를 비롯해 유럽은 물론 싱가포르 항공에서도 선택할 정도로 경제성과 안전성이 입증된 기종이다.
엠브레어는 지난달에는 경북도와 항공 인재 육성을 골자로 하는 업무 협약도 체결하는 등 울릉공항 취항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소형 항공기 기준을 기존 50인승에서 80인승으로 확대 추진함에 따라 울릉공항의 착륙대 폭도 기존 140m에서 150m로 확장하는 것도 ‘E190-E2’ 항공기 운항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두 항공기 제작사가 울릉공항에 노선 선점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다른 섬 지역 3곳에도 공항이 건설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현재 국내에 건설 예정인 섬 공항은 울릉도, 흑산도, 백령도다. 이 중 울릉공항이 가장 먼저 개항하고 흑산공항(2027년 예정), 백령공항(2029년 예정)도 잇따라 개항할 예정이어서 울릉공항을 선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는 300인 이상 항공기 위주로 운항되고 있기 때문에 80인승 가량의 소형 항공기 취항은 도서 지역 관광 활성화 등 신규 수요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소형 항공기 제작사 간 취항 경쟁이 지방 공항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최초로 바다를 메워 건설되고 있는 울릉공항의 공정률은 현재 36%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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