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만 충분했다면...'먹튀' 히샬리송, 1년 만에 '토트넘 탈출' 가능성→'살라 놓친' 사우디가 대체자로 낙점
[포포투=한유철]
히샬리송이 1년 만에 토트넘 훗스퍼를 떠날 뻔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힘겨운 시기를 겪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에서 호기롭게 무관 탈출을 목표로 했고 시즌 초반엔 7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이를 현실화하는 듯했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 가지 않았다. 스포르팅전 패배를 기점으로 하락세에 접어들더니 리그 8위에 오르며 유럽 대항전 진출 자체가 좌절됐다. 모든 컵 대회에서 탈락하며 무관의 기간도 연장됐으며 콘테 감독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많은 논란만을 남긴 후 팀을 떠났다.
그렇게 여름 이적시장에 돌입한 토트넘. 새 시즌 반등을 위해서 적극적인 리빌딩에 나섰다. 해리 케인, 루카스 모우라, 해리 윙크스 등 오랫동안 팀을 지탱한 선수들이 빠져나갔지만 제임스 메디슨과 미키 반 더 벤, 굴리엘모 비카리오, 마노르 솔로몬, 브레넌 존슨을 영입하며 적재적소 보강을 마쳤다.
지도자도 바뀌었다. 공석이었던 감독 자리엔 셀틱에서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채웠다. 본래 최우선 타깃은 아니었지만, 토트넘이 데려올 수 있는 '최선의' 감독이었다.
그를 향한 여론은 반신반의였다. 셀틱에서의 업적은 인정하지만 빅 리그 경험이 없다는 것이 흠이었다. 셀틱에선 '절대 강자'로 군림한 덕에 자유롭게 전술을 펼칠 수 있었지만, 그것이 토트넘에서도 통할지는 미지수였다.
이후 시즌이 개막했고 '엔제볼'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화끈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재미있는 축구'를 팬들에게 선사했고 동시에 수비 안정화에 성공하며 결과를 가져왔다. 풀럼과의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2라운드에선 로테이션을 가동해 아쉽게 패했지만, 리그 4경기에서 3승 1무를 기록하며 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많은 선수들이 '엔제볼'에 행복을 느끼고 있다. '캡틴'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지도 방식을 극찬했고 데얀 쿨루셉스키 역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온 후, 상황이 빠르게 바뀌었다. 정말 놀랐다"라고 전했다. 제임스 메디슨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의 대화가 토트넘행을 선택한 이유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행복한 것은 아니다. 히샬리송은 여전히 토트넘에서 '최악의 선수'로 남아 있다. 토트넘에 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프리미어리그(PL)에서 경쟁력을 갖춘 선수였다. 2017년 왓포드로 넘어오면서 존재감을 드러냈고 에버턴에서 4년 동안 '에이스'로 활약했다. 네 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다. 팀이 '잔류'를 위해 허덕이던 2021-22시즌에도 리그에서만 10골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홀로 고군분투했다.
토트넘은 그런 히샬리송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케인과 손흥민, 쿨루셉스키에게 쏠린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추가 공격수 영입을 추진했고 히샬리송을 적임자로 낙점했다. 그들은 5800만 유로(약 829억 원)라는 많은 금액을 투자하며 그를 데려왔다.
영입은 실패였다. 히샬리송은 완전히 적응에 실패했다. 2022-23시즌 컵 대회 포함 35경기에 나섰지만 3골 4어시스트에 그쳤다. 케인, 손흥민, 쿨루셉스키와의 경쟁에서 밀린 그는 로테이션 자원으로 전락했다. 시즌 도중엔 자신의 입지를 두고 콘테 감독과 불화설에 연관되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도 상황은 그대로였다. '반등'을 노린 그는 케인의 빈자리를 대신해 주전 스트라이커로 낙점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케인이 떠나며 공백이 생긴 스트라이커에 히샬리송을 뒀다. 꾸준히 중용됐다. 그러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컵 대회 포함 5경기에 나섰지만 1골에 그쳐 있다. 리그 무득점 기록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중이다. 지난 번리전에선 그 대신 나온 손흥민이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경쟁에서 더욱 밀렸다.
'먹튀'의 꼬리표를 지우지 못한 히샬리송. 토트넘은 이번 여름 그를 처분할 기회가 있었다. 사우디의 알 이티하드가 접근한 것이다. 본래 모하메드 살라 영입을 노린 알 이티하드는 리버풀과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치지 못하며 영입에 실패했다.
플랜 B로서 히샬리송의 영입을 고려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알 이티하드와 히샬리송의 대리인 간에 대화가 발생했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매체는 "상황이 진전되기엔 너무나 늦은 시간이었다"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히샬리송은 자신의 상황에 대해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볼리비아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 1차전에서 브라질은 5-1 승리를 기록했다. 하피냐, 호드리구, 네이마르 등 많은 공격수들이 득점을 터뜨렸다.
하지만 히샬리송은 침묵했다. 선발 출전을 했지만 70분 동안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총 4차례의 슈팅을 시도했고 이중 2번이 유효 슈팅으로 연결됐지만 득점이 나오진 않았다. 결국 벤치에 앉은 히샬리송은 자신을 둘러싼 상황에 좌절을 느낀 듯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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