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리더 10명 중 9명 “직무 중심주의 탈피”…기술 활용과 업무 환경 변화 필요 인지

2023. 9. 1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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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리더 10명 중 9명은 직무 중심주의를 탈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활용과 업무 환경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격변하는 노동 시장 속에서 업의 본질적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기본 원칙을 담은 ‘2023 글로벌 인적자원 트렌드 서베이’(2023 Global human capital trends) 보고서 한글판을 발간하고,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전 세계 105개국 글로벌 기업 및 HR 조직 관계자 1만 명 대상 설문조사 기반으로 인적자원 트렌드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향후 2~4년 후에 업무 재구상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 답한 비율은 59%로 2021년 대비 2배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제 기업 리더들은 모든 결정에 앞서 충분한 질문과 실험 정신을 발휘해 새롭게 도전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을 직무(JOB)가 아닌 스킬(SKILL)로 인지하는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 이는 생산성, 효율성, 효과성을 상승시켜 근로자의 스킬과 역량에 맞게 적합한 업무를 배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스킬 기반 접근법을 채택한 조직은 그렇지 않은 조직보다 상대적으로 민첩할 비율이 57%로 높았으며 이 때 인재의 효율적 배치와 고성과자 유지 비율은 각각 107%, 98% 높았다.

인공지능(AI) 기술도 인간, 팀, 조직 성과를 정의 및 개선하는 방법의 경계를 재설정하고 있다. 서베이 결과 2025년까지 AI와 머신러닝이 노동 생산성을 37% 향상시킬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서베이에 참여한 기업 리더 93%가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조직 성공에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이 중 42%는 향후 2~4년 동안 기술이 더 나은 성과를 내도록 유도할 것이라 예상했다.

기업 리더 80% 이상 “인력 생태계 활용해야”

새로운 경로 개척을 통한 관계 구축도 중요한 포인트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연구에 따르면, 근로자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 응답자 90%가 자신의 업무 데이터를 수집하고 고용주가 사용하는 것을 허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착안해 근로자 데이터 협상 기반으로 근로자의 자유도를 형성하고 조직의 성공을 달성하는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딜로이트의 서베이 결과, 기업 리더 83%가 ‘근로자 데이터를 활용해 모두의 이익을 끌어낼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기업은 서로 간 신뢰를 구축하고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협상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기업은 근로자 신뢰와 데이터 통제력 확보를 위해 데이터 아키텍처 설계와 적절한 보상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인재 및 인력 확보 부족, 높아지는 사회적 의식 고취에 따라 근로자 주체성 강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른바 ‘MZ 세대’ 5명 중 2명은 직무나 과업이 자신의 가치관 및 다양하고 포용적인 문화에 부합하지 않아 직무나 과업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창조자 마인드셋을 함양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심어준 조직은 그렇지 않은 조직 대비 고객 만족도가 1.8배 높고 혁신적인 측면에서 2.8배 높았다. 나아가 여정과 성과 공유, 바람직한 관계 지원을 통해 실현 가능한 노력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직원에게 근무 국가 내 근무 방식과 장소, 시간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한 노바티스(Novartis)와 같이 관리자 승인하에서 관리자 정보 제공으로 책임을 전환해 개인과 기업 간 성과에 대한 최적화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력 생태계 활용에도 나서야 한다. 진정한 인력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생태계 전반에서 더 높은 소속감과 통합된 경험도 창출되어야 하며 조직의 마인드셋, 문화 등 전환이 필요하다. 유니레버는 고위 리더들이 전체 근로자에 대한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에 매진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인력 생태계 활용을 통해 조직은 현실 세계의 인 재 풀에 맞는 마인드셋과 관행을 진행해야 한다.

“인적 지속가능성 및 리스크는 핵심”

공평한 성과를 위한 과감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국적 기업들은 지난 2년간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에 2100억 달러(한화 약 277조원)를 투자했다. 다만, 현재까지 DEI 진전 수준은 활동과 노력을 기준으로 측정했고 실제 달성한 성과는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 향후 DEI는 인력과 더 넓은 사회적 차원에서 공평한 성과 달성에 기여하고 조직의 혁신, 경쟁력, 장기적 비즈니스 성공을 이끌어야 한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적 요소 강화도 필요하다. 조직은 인재 성장을 조직 운영에 적용하고 적절한 전문 스킬과 소프트 스킬, 인적 스킬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는 인적 요소에 집중해 가시적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 서베이에 따르면 근로자 64%는 주주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근로자와 더 큰 사회를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조직에 매력을 느끼고, 조직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기업 리더 중 79%는 조직이 인간으로서 근로자와 사회 전반을 위해 가치를 창출할 책임이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인적 리스크에 대한 집중 강화도 절실하다. 경영 리스크 범위를 인력 운영으로 확장하고 인적 리스크를 전략적 문제로 다뤄야 한다. 광범위한 리스크를 고려해 모니터링 체계를 설립하고 넓은 인사이트를 통해 조직의 민첩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이사회 수준에서 책임을 갖고 인적 리스크 관리를 조직 전체로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때다.

업무 경계가 사라지고 조화롭게 조직을 운영하는 새로운 성공 척도에 따라 조직에 영감을 불어넣고 모든 직급 리더에게 공동 비전을 책임지는 협조적 ‘심포닉 최고경영진’이 필요하다. 특히 리더는 모든 단계에 존재하는 새로운 세상에서 반드시 조율자(orchestrator)가 돼야 한다.

딜로이트 서베이 결과 응답자 중 94%는 리더십 역량과 효과성이 조직의 성공에 중요하거나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경계가 없는 세계에서 리더십은 인사이트, 개인적 책임, 가치 연계, 행동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리더십 재구성도 필수적이다. 이에 조직과 근로자는 자신이 수행하는 모든 일에 인간 중심적 사고를 가지며, 모든 인간에게 이익이 되는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 휴먼 캐피탈 컨설팅 리더인 정현석 부사장은 “이번 보고서는 최근 기업 비즈니스 환경에서 업무, 인력, 일터의 기존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운영 원리를 구성하는 도전적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글로벌 인적자원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업 관계자분들이 근본적인 변화의 시대에 새로운 질서의 단초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3 글로벌 인적자원 트렌드 보고서’ 전문은 딜로이트 인사이트 앱 혹은 딜로이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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