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에 맞서는 '중국판 GPT'들…역사왜곡도 배웠다

오동현 기자 2023. 9. 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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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AI는 당국 승인 받는다…바이두·텐센트·알리바바
안중근 의사가 '조선족'이라는 바이두의 AI '어니봇'
中 "2030년 세계 최고 AI 혁신 중심지 도약" 목표
[베이징=AP/뉴시스] 중국 최대 검색기업 바이두의 로빈 리(리옌훙) 최고경영자(CEO)가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인공지능(AI) 챗봇 '어니봇'(Ernie Bot)의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바이두는 최근 세계적인 열풍을 몰고 있는 '챗GPT'의 대항마인 '어니봇'을 선보이고 중국 내 차세대 AI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었다. 2023.03.16.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챗GPT' '바드' '빙' 등 미국의 생성형 AI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의 반격이 시작됐다.

1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바이두, 알리바바클라우드, 텐센트 등 중국의 첨단 산업을 이끄는 대표 기업들이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의 대화형 챗봇 서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중국은 AI를 미국과 경쟁할 핵심 산업으로 보고 있으며 2030년까지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기업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이후 널리 알려지자, 중국 IT 기업들도 알고리즘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생성형 AI 모델을 공개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당국 승인 받은 AI 챗봇…안중근 의사가 조선족이라는 '어니 봇'

전 세계는 AI 기술 경쟁 중…이미지·영상까지 '멀티모달'로 진화

다우손 통 텐센트 수석 부사장 및 클라우드 스마트 인더스트리 비즈니스 그룹 CEO (사진=텐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의 최대 포털 바이두는 최근 챗GPT에 상응하는 언어모델을 선보였다. 바이두는 사용자가 제공한 질문과 프롬프트에 응답해 텍스트와 이미지를 생성하는 '어니 봇'을 일반 대중에게 공개했다. '어니 봇' 앱은 중국 앱스토어에서 무료 앱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공개 24시간 만에 240만회의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바이두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리옌훙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바이두의 클라우드 컴퓨팅 콘퍼런스에서 어니봇의 LLM '어니 4' 출시를 예고하며 "최고의 LLM 중 하나"라고 자평했다. 앞서 바이두는 어니봇의 LLM이 종합 능력 평가에서 챗GPT 3.5를 넘어섰다는 관영 중국과학보의 관련 실험결과를 자랑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내 호평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어니봇의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바이두 백과사전에 우리나라 안중근 의사의 민족집단이 '조선족'(朝鮮族)으로 표기돼 논란인 가운데, 어니봇 역시 이와 같은 답변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15일 기업이 AI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보안 검토를 수행하고 승인을 받도록 하는 'AI 규정'을 발표하고,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기술 및 데이터에 대한 당국의 요청을 준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중국의 사회주의 정책에 어긋나는 AI 서비스가 대중에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중국 언론 매체에 따르면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은 AI 챗봇은 11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클라우드는 지난 4월 70억 개 이상의 파라미터를 포함한 다양한 모델 사이즈의 독자적인 LLM ‘통이치엔원(Tongyi Qianwen)’을 공개한 바 있다. 중국어는 물론 영어로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 최근엔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가 1억 명 이하인 기업들이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70억 개의 파라미터 모델인 'Qwen-7B'와 'Qwen-7B-챗'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알리바바클라우드가 개발자와 중소기업의 창의적 이미지 표현을 지원하는 AI 이미지 생성기 '통이 완샹(Tongyi Wanxiang)'을 공개했다. 또한 AI 모델 커뮤니티 '모델스코프'의 다양한 AI 모델을 활용해 언어·시각·음성 영역에서 복잡하고 전문화된 AI 작업을 수행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다용도 프레임워크 '모델스코프GPT'도 선보였다.

텐센트는 지난 7일 중국 선전에서 개최된 연례 컨퍼런스 '글로벌 디지털 에코시스템 서밋'에서 자체 개발한 LLM 훈위안(Hunyuan)을 공개했다. 중국의 기업들은 텐센트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훈위안에 접속할 수 있으며, 기업의 특정 니즈에 맞춰 세밀하게 조정해 사용할 수 있다.

텐센트에 따르면 훈위안은 1000억 개 이상의 매개변수와 2조 개 이상의 '토큰' 사전 학습 능력을 갖췄으며, 우수한 중국어 처리 능력과 고급 논리 추론 기능, 안정적인 작업 실행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훈위안이 이미지 생성, 텍스트 인식, 카피라이팅, 고객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해 금융, 공공 서비스, 소셜 미디어, 전자 상거래, 물류 운송, 게임 등의 주요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우손 통 텐센트 수석 부사장은 "텐센트는 훈위안을 출시하고 중국 기업들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거대 AI 모델 기반 챗봇의 흥미로운 기능은 물론 운영 효율성 증대, 비용 절감, 개인정보 및 독점 데이터 보호라는 비즈니스 업계의 현실적인 니즈 역시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미국 챗GPT의 등장으로 LLM 모델을 비롯한 생성형 AI 기술 경쟁이 전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 대화나 글쓰기 능력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을 만들어주고, 새로운 정보를 실시간 습득해 개인과 기업에 맞춤형 서비스로 제공하는 멀티모달로 진화 중이다.

이는 국내를 비롯해 AI 기술 투자를 이어온 다양한 국가를 중심으로 시장이 성숙되는 단계를 거치며 다양한 산업에서 AI 채택을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들은 2030년 이후 생성형 AI 시장 규모가 1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분석 업체 아큐멘(Acumen)은 생성형 AI 시장 규모가 2021년 79억 달러에서 2030년 1108억 달러로 연평균 34.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서치 앤 리서치 역시 2030년 시장 규모를 1093억 달러로 예측했다.

중국 정부도 이런 흐름을 파악하고 2030년 중국이 세계 최고 AI 혁신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로 2017년 5월 AI 전략을 수립했다. 특히 중국판 뉴딜인 '양신일중(兩新⼀重)' 계획에 따라 AI, 5G 통신, 산업인터넷 등 7대 인프라에 2025년까지 10조 위안(약 1714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AI 활용 과정 및 결과에 대한 인간의 통제력을 확보하기 위한 규범으로 차세대 AI 윤리규범도 마련했다.

우리나라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중국의 AI 정책에 대해 "AI 기술개발, 응용확산 및 시장 확대를 위한 정책을 중앙정부 주도의 강력한 실행력과 일관된 기조로 추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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