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8억원 보험금과 ‘헤어질 결심’[영화in 보험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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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개최된 제58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각본상 등 3관왕을 차지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은 산 정상에서 추락한 남자의 변사 사건을 맡은 담당형사 '해준'(박해일)과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의 이야기다.
일명 '계곡살인'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이은해가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한 사건이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은해는 남편의 사망 보험금 8억원을 지급하라며 보험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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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해, 남편 사망보험금 8억원 수익자 자신으로만 계약해
(서울=뉴스1) 박재찬 기자 = 지난해 말 개최된 제58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각본상 등 3관왕을 차지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은 산 정상에서 추락한 남자의 변사 사건을 맡은 담당형사 ‘해준’(박해일)과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의 이야기다.
해준은 남편이 사망한 서래를 마주하게 된다. 해준은 남편의 죽음 앞에서 특별한 동요를 보이지 않는 서래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보통의 유가족과 다른 서래를 용의선상에 올린다. 형사인 해준과 용의자 서래는 사건의 탐문, 신문, 수사 등의 과정에서 서로 호감을 느낀 듯 한 행동들을 한다. 진심을 숨긴 용의자 서래와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는 형사 해준, 이들의 미묘한 감정의 말과 상황들로 더 복잡하게 흘러간다.
현실에서는 영화 속보다 훨씬 더 끔찍하고 치밀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2019년 6월 30일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를 물에 빠지게 해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일명 ‘계곡살인’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이은해가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한 사건이다.
재판부는 지난 1심에서 이은해에게 무기징역을, 공범 조현수에게는 징역 30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생명보험금 8억원을 수령할 목적으로 수영을 못하는 피해자를 계곡물에 뛰어들게 하고, 제대로 된 구호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는 21일 10시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은해와 공범 조현수에 대한 2심 선고를 진행하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은해는 남편의 사망 보험금 8억원을 지급하라며 보험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보험사가 이은해에게 보험금을 줄 필요가 없다”라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에 이어 민사소송에서도 이 사건을 보험사기로 보고, 보험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은해는 사망한 남편 윤씨와 2017년 3월 혼인신고 후 이듬해 8월 남편을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계약 3건을 체결했다. 해당 보험은 3억원짜리 2건과 2억원짜리 1건으로 사망보험금 총 8억원의 수익자는 이은해 본인이었다.
우선, 보험표준약관상 ‘보험수익자가 고의로 피보험자를 해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단 ‘보험수익자가 보험금의 일부 보험수익자인 경우 다른 보험수익자에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다.
보험수익자는 A, B, C 등 여러 명을 지정할 수 있고, 보험수익자 지정이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수익자 지정을 따로 하지 않을 경우에는 통상적으로는 법적상속 순으로 지정된다. 쉽게 말해 수익자가 사유가 생겨 보험금을 받지 못할 경우 다른 수익자가 일부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은해는 보험계약을 할 때 수익자를 자기만으로 지정했다. 자동으로 지정되는 법적상속 수익자를 굳이 빼고 계약한 것이다. 보험계약 당시부터 이미 피보험자인 남편의 이혼, 사망 등 여러 상황에 대해 치밀하게 계획하고 보험을 계약한 것으로 해석되는 배경이다.
만약, 사망한 남편 윤씨가 자신의 사망보험 계약에 담긴 의미를 이해했다면, 안타까운 죽음을 맞기 전 이은해와 헤어질 결심을 했을지도 모른다.
사망보험금 외에도 보험금은 계약의 내용에 따라 지급대상이 달라진다. 보험기간 중 피보험자가 살아 있는 경우 중도보험금과 만기보험금은 계약자에게 지급되고, 상해보험금, 진단, 입원, 통원, 요양, 수술 등의 보험금은 피보험자에게 지급된다. 다만, 수익자를 계약자와 피보험자 외에 법적상속인 등의 다른 사람으로 지정할 수 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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