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 물량 상승세 꺾였다, 한달새 8.5% 뚝…왜?[부동산백서]

김도엽 기자 2023. 9. 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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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말 1181가구→7월말 1081가구…100가구 감소
부동산 훈풍, 무상옵션 지원, 분양가 상승 등 여파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2023.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서울 부동산·청약 시장에 온기가 살아나고 있음에도 2개월 연속 상승했던 미분양 아파트가 한달 만에 갑자기 1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신축 단지 분양이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그간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소규모·나홀로 아파트 등도 이제는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모습입니다.

고분양가 등 그간 지적된 단지도 '이제는 싸 보인다'는 말도 나오면서 한달 만에 분위기가 급반전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 서울 민간 미분양 주택현황은 1081가구로, 지난 6월말 1181가구 대비 100가구(8.5%) 줄었습니다. 4월말 1058가구, 5월 1144가구, 6월말 1181가구 등 2개월 연속 늘어나다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입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수개월째 '악성 미분양' 꼬리표를 떼지 못하던 소규모 아파트들이 빠르게 물량이 소화되면서 미분양 주택 수가 줄어든 영향이 큽니다.

서울 강서구 '등촌지와인'이 대표적입니다. 지난 6월말까지만 해도 117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었는데, 7월말 기준으로는 91가구로 크게 줄었습니다. 현재는 물량이 더 빠르게 소화돼 20여가구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빌리브 디 에이블'도 마찬가지입니다. 256가구 중 212가구가 6월말 기준으로 미분양 상태였는데, 7월말 기준으로는 164가구까지 줄었습니다.

강서구 화곡동 '화곡 더리브 스카이'의 경우도 6월말 114가구가 미분양 상태였는데, 7월말 기준으로는 107가구로 소폭 줄었습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돌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줬겠지만,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출혈 마케팅'을 진행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등촌지와인의 경우 약 3000만원 상당의 발코니 확장 및 시스템에어컨 설치 비용 등을 무상으로 전환했습니다. 화곡 더리브 스카이도 최대 7000여만원에 달하는 유상 옵션을 모두 무상 옵션으로 전환해 분양 중입니다.

전용 38~49㎡ 평형임에도 분양가가 8억~13억원에 달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은 빌리브 디 에이블은 발코니 확장 비용 무상 지원, 중도금 이자 지원 등을 내걸었습니다.

공사비 상승 등 여파로 신축 단지 분양가가 계속 오르는 영향도 있습니다. 실거주를 희망하지만 번번히 청약에서 탈락하자 빨리 집을 해결하고 싶다는 심리가 강해진 것입니다. 분양 당시에는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어도, 최근 분양을 진행한 신축 단지 가격 수준과 비교하면 '생각보다 가격이 괜찮네'라는 고민이 들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미분양 물량 중 일부를 임의 공급 중인 '포레나미아'의 경우 지난 7월 무순위(7차) 1가구 모집에 322명이 몰렸고, 지난달 29일 무순위(8차)에는 1가구 모집에 169명이 몰렸습니다. 지난달 28일 임의공급4차 청약에도 전용 80~84㎡ 45가구 모집에 199명이 몰리며 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진행된 신독산 솔리힐 뉴포레(임의공급 1차)에도 12가구 모집에 95건이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오르는 집값이 '내집 마련'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실거주 희망 수요가 무순위 청약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집값이 저점 대비 20% 가까이 상승하며,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소규모 아파트들도 현 시점에서 재조명을 받고 있는 현상"이라며 "상대적으로 더 좋은 입지의 아파트 물량이 해소됐는데, 이 수요가 낮은 입지까지 관심이 확산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무순위 청약의 경우 추후 계약을 하지 않아도 불이익이 없는 만큼 '묻지마 청약'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추후 계약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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