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적 성관계 연상”…경찰, ‘외설 공연’ 고발당한 화사 소환 조사

학부모연대 “수치심 일으켜” 경찰 고발
공연음란 혐의 송치 여부 곧 결정 방침
과거 지드래곤 ‘침대 공연’은 입건 유예

지난 5월 그룹 마마무 멤버 화사의 성균관대 ‘주지마’ 공연 장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대학 축제 무대에서 외설적인 퍼포먼스를 했다는 이유로 고발당한 그룹 마마무 멤버 화사(본명 안혜진·28)씨가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조만간 퍼포먼스의 음란성 여부를 판단해 송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달 말 안씨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퍼포먼스의 의도와 배경 등을 조사했다.

안씨는 지난 5월12일 성균관대 축제 무대에서 tvN ‘댄스가수 유랑단’을 촬영하며 ‘주지마’라는 곡 무대를 펼치다 혀로 손가락을 핥은 뒤 특정 신체 부위에 갖다 대는 동작을 했다.

이 장면은 축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면서 지나치게 선정적인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후 방송분에서는 편집돼 송출됐다.

이 같은 논란이 확산되자 학생학부모인권보호는 6월22일 “화사의 행위가 변태적 성관계를 연상시켜 목격한 대중에게 수치심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며 안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고발인과 안씨를 차례로 불러 조사하고 기획사 등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문제의 퍼포먼스가 형사처벌 대상인지 법리적 검토 중이다.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장소에서 음란한 행위를 한 경우 공연음란죄가 적용돼 1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받을 수 있다.

다만 음란성에 대한 법적 판단은 시대 변화와 행위의 의도·맥락에 따라 유동적이다. 대법원은 “사회 평균인의 입장에서 전체적 내용을 관찰에 건전한 사회 통념에 따라 객관적·규범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앞서 전에도 가수의 무대 퍼포먼스가 선정성 논란을 일으켜 수사기관 판단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2009년 12월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본명 권지용·당시 21세)이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공연하며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춤 동작을 보여 보건복지가족부가 수사를 의뢰했다.

당시 검찰은 “선정적이기는 했지만 2시간여의 공연에서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침대 퍼포먼스는 2분 정도였고 직접적인 성행위 묘사는 수초에 불과해 음란에는 미치지 않았다”며 입건유예 처분을 내렸다. 권씨가 소속사 기획대로 공연한 점도 감안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