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 결국 또 마동석·류승완…작두 탄 '흥행 神' 쌍두마차
조연경 기자 2023. 9. 10. 09:30
이번에도 마동석과 류승완 감독이 해냈다. 흥행 목표는 물론, 실망 없는 결과물까지 관객들의 믿음과 신뢰를 유일하게 배신하지 않은 두 거물. 흥행 신(神)이 보호하는 쌍두마차로 거듭났다.
'5월엔 마동석, 여름엔 류승완' 공식이 2연타 홈런을 날렸다. 2022년 5월 '범죄도시2'로 엔데믹이 막 시작된 시기 1000만 대기록 달성에 성공했던 마동석은 딱 1년 만에 다시 1000만 고지를 넘은 '범죄도시3'로 쌍천만은 물론 시리즈 3000만의 기적을 일궈냈다. 이에 앞서 2021년 여름 '모가디슈'를 내놓으며 팬데믹 극장과 관객들의 구원투수가 되어줬던 류승완 감독은 2023년 여름 첫 타자 '밀수'로 사실상 유일한 흥행작 반열에 오르며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켰다.
무엇보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마동석과, '모가디슈' '밀수'의 류승완 감독은 오랜 시간 관객들이 마동석과 류승완을 애정한 본연의 강점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영화적 도전을 가미하되, 결과적으로 관객들이 찾고 원할 법한 작품을 탄생 시켰다는 것에 큰 호응을 얻었다. 마동석은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시리즈로 본인 스스로 콘텐트가 됐고, 류승완 감독은 시대와 실화 소재의 재미를 바탕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고 전매특허 액션 활극을 더하면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낚았다.
'범죄도시2' 이후 당당하게 각 배급사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던 대작 네 편을 개봉 시킨 지난해 여름 시장에서 살아남은 작품은 726만 '한산: 용의 출현'과 435만 '헌트'가 유일했다. 쟁쟁한 떼주물에 높은 제작비를 자랑한 '외계+인 1부'와 '비상선언'은 각각 154만, 205만 명으로 막 내려 영화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올해 여름 시장, 극장 상황은 지난해보다 나아졌지만 한국 영화의 사정은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개봉작만 6편으로 지난해보다 더 휘몰아친 여름 시장이었지만 생존력은 마이너스를 찍었다.
7월 여름 시장의 포문이 열릴 때부터 성적표가 거진 윤곽을 드러낼 8월의 마지막 날 박스오피스를 기다리고 기대하게 만든 영화계다. 그리고 8월을 지나 늦여름·초가을까지 관객들을 끌어 모으겠다는 의지를 쉽게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그 수혜는 일단 손익분기점 380만 명까지 약 8만 명이 남아있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입게 될 전망. '밀수'는 510만, '더 문' 51만, '비공식작전' 105만, '보호자'는 12만 명으로 상영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고, 122만 명을 동원한 '달짝지근해: 7510'가 그나마 살아 남았다.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전통의 배급사 '외계+인 1부'와 '더 문'의 CJ ENM, '비상선언'과 '비공식작전'의 쇼박스는 2년 연속 여름 시장 최하위를 다퉈 단순 충격으로는 해소될 수 없는 아쉬움을 남겼다. '외계+인 1부' '비상선언'과 마찬가지로 '더 문'과 '비공식작전'도 올 여름 시장 제작비 원·투톱을 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날 개봉을 강행하면서 윈윈이 아닌 자멸의 결과를 낳았다. 관객이 외면한 결과물에 뼈 아픈 배급 실책이 더해지면서 한 편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매달린 몇 백 명 스태프들의 노고도 무시됐다.
2023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 보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영화 시장 관객수는 5839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했다. 2017~2019년 상반기 평균 관객수 8330만 명과 비교하면 70% 수준 회복한 수치다. 하지만 한국 영화 관객수 점유율은 36%로, 평균 점유율 57% 보다 낮다. 그 공백을 외화, 특히 '재패니메이션'(일본 애니메이션)이 채웠다. 'N차 관람 문화의 대표 주자'로 표현될 만큼 2023년 영화계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기록이 된 건 분명 이례적 사건이다.
현재 개봉작들과 그 결과가 팬데믹 이전 혹은 팬데믹을 시기 제작 된 작품들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겪는 과도기라면, 이제 새롭게 제작되는 영화들은 반드시 변화의 흐름을 분석하고, 지금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선택 이유와 필요도를 파악한 작품들이어야만 한다. 류승완 감독은 최근 '밀수' 흥행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팬데믹 시기에는 '극장 상황이 정상이 아니다'라는 핑계라도 댈 수 있었지만, 올해 여름 시장은 '정말 모르겠다'라는 마음이 들더라.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위기에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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