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토크]간편결제 결제수수료율 낮췄지만... '깜깜이 공시' 논란 여전

전자금융업자(전금업자)들이 간편결제 수수료율을 지난 3월보다 한차례 낮췄음에도 '깜깜이 공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 전금업자들은 결제수수료율만 공시하고 있는데, 실제 소상공인들은 결제수수료 외에도 호스팅, 오픈마켓 입점 수수료 등 기타수수료도 내고 있어서다. 전금업자들이 결제수수료율을 내리고 기타수수료율을 올려도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10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9개 전금업자의 평균 선불결제 수수료율은 1.84(영세)~2.21%(일반)이었다. 평균 카드 기반 간편결제 수수료율은 0.97(영세)~2.33%(일반)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 첫 공시 시점보다 간편결제 수수료율이 소폭 낮아졌다. 당시 9개 업체의 평균 선불결제 수수료율은 2.00(영세)~2.23%(일반), 평균 카드 기반 간편결제 수수료율은 1.09(영세)~2.39(일반) 수준이었다.

그간 간편결제 수수료는 관련 정보와 협상력의 비대칭성으로 소상공인에게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 공약으로 전자금융업자의 수수료율 공시를 추진했다. 금감원은 업계와 공동으로 6차례에 걸친 논의 끝에 지난 3월 첫 공시를 시작했다. 공시 대상 업체는 월평균 간편결제 거래가 1000억원 이상 일어나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쿠팡페이, 지마켓, 11번가, 우아한형제들, NHN페이코, SSG닷컴 등 9개사다.

여러 전금업자들이 간편결제 수수료율을 낮췄지만, 깜깜이 공시 논란은 해소되지 않았다. 소상공인이 전금업자에 내는 수수료는 크게 결제수수료와 기타수수료로 나눠지는데 공시 의무는 결제수수료율만 있어서다. 전금업자들이 전금업자들이 결제수수료율을 낮추는 대신 기타수수료율을 인상하는 눈속임으로 소상공인에 높은 수수료율을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공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결제수수료율뿐 아니라 기타수수료율까지 함께 공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결제수수료율만으로는 소상공인이 전금업자에 내는 수수료 수준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행한 '2022 공정거래백서'를 보면 쿠팡이 자사 오픈마켓에 입점한 소상공인에 부과한 실질수수료율은 31.2%에 달한다. 그런데 쿠팡이 지난달말 공시한 카드 기반 간편결제 수수료율은 0.92(영세)~2.48%, 선불결제 수수료율(일반)은 2.48%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은 간편결제 수수료율 공시제도를 만들 때 기타수수료율도 공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업계의 반발에 밀려 결제수수료율만 공시하기로 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금업자의 반발과 함께 각사가 기타수수료율을 책정하는 방식이 모두 달라 공시체계에 기타수수료율을 포함시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9개사 중에 가장 결제수수료율이 높은 곳은 지난 공시 당시와 마찬가지로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었다. 우아한형제들의 선불결제 수수료율은 3%, 간편결제 수수료율은 1.52~3%로 지난 3월 공시 때와 같았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