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대일로’ 대항할 미국 중심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 출범

뉴델리 G20 정상회의에서 MOU 체결
내달 시진핑 주재 일대일로 정상포럼 앞두고 발표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인도 총리, 조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과 함께 국제 바이오연료 동맹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맞서 인도~중동~유럽을 잇는 에너지 수송로 연결 및 디지털 연결 구상이 미국 주도로 출범했다.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 정상은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별도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 구상 추진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백악관은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이 기념비적 회랑은 두 대륙에 걸친 연결성 강화와 경제적 통합을 통해 경제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유럽과 중동, 아시아 사이의 철도와 항구 연결에 있어 새로운 시대를 이끈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이 대륙간 교역과 청정 에너지 개발 및 수출 촉진의 통로를 구축하려 한다면서 전력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접근을 확대하기 위해 해저 케이블, 에너지 수송망, 통신망을 설치하는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중동, 유럽을 철도, 항만과 같은 오프라인 수단을 통해 연결해 수소 등 에너지 수송과 무역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UAE, 요르단, 이스라엘, EU 등이 동참한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다음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하는 다자 국제회의인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앞서 미국이 시 주석의 핵심 대외 프로젝트인 일대일로를 견제하는 구상을 내놨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 구상을 발표하면서 "이것은 정말로 빅딜(big deal)"이라고 말했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 회랑은 무역과 에너지 수송을 강화하고, 디지털 연결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