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26년 미국서 G20 정상회의 개최 반대"

비공개 외교 회담서 2026년 美 순회의장국에 이의제기
미국 순서지만 中 '제동'…반대 이유는 밝히지 않아
"中시도 실패했지만 미중 갈등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이 2026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미국이 선정된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G20 의장국 선정 관련 비공개 외교 회담에서 2026년 미국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는 계획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으면서도, 이의 제기가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선 기록으로 남겨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올해 인도에 이어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다음 순서로 의장국을 맡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G20 정상회의는 2008년 미국 워싱턴에서 첫 회의가 개최된 이후, 2025년에는 모든 회원국이 한 차례 이상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된다. 순서상 2026년엔 미국이 G20 의장국을 다시 맡게 되기 때문에 미국은 의장국을 자처했으나 중국이 관례를 깨고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시도는 실패했다고 FT는 전했다. FT는 “중국의 입장은 다른 국가 외교관들을 놀라게 했다”며 “두 초강대국 간 극심한 갈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도 “서방 국가들이 미국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중국의 반대는 (미중 긴장에 따른)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