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믿어주는 자리" 초등학생때부터 마무리 투수 꿈꿨던 야구 소년, 어엿한 한화 클로저가 됐다
[마이데일리 = 고척 심혜진 기자] 한화 이글스의 든든한 마무리투수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박상원(29)의 이야기다.
박상원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더블헤더 2차전에 등판해 1⅓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피칭으로 시즌 14세이브를 올렸다.
사실 박상원은 스프링캠프에서 마무리 투수로 낙점을 받았다. 그런데 팔에 멍이 드는 증상이 나타나 캠프를 완주하지 못했다. 때문에 마무리 보직은 장시환에게 넘어갔다. 이후 강재민, 김범수가 잠시 마무리 역할을 하다가 박상원이 회복한 뒤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공교롭게도 박상원은 올 시즌 첫 등판에 세이브를 올렸다. 자연스럽게 마무리 역할을 맡은 것이다. 지난 4월 19일 대전 두산전에서 팀이 7-6으로 앞선 9회초 2사 1, 2루에서 등판했다. 대타 김재호를 상대로 공 2개를 던져 세이브를 올렸다. 이 세이브가 올 시즌 팀과 개인 첫 세이브였다.
마무리 자리를 찾은 박상원은 뒷문을 확실하게 막아주고 있다. 멀티이닝 소화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9일 경기 역시 4아웃 세이브를 올렸다.
경기 후 박상원은 "경기에 내보내주시는 것에 감사하다. 그만큼 나를 믿는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나갈 때마다 최선을 다해서 던지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이런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특히 이날은 박상원의 29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8일 닉 윌리엄스, 9일 박상원이 연이틀 생일을 맞이했다. 그리고 생일 주인공들이 활약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그는 "몇 년전 생일날 등판한 적이 있었다. 군대 가기 전이었다(2018년 9월 9일 LG전 ⅓이닝 1실점). 그때 너무 들떠서 결과가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오늘도 아침부터 연락이 많이 왔는데, 들뜨지 않으려고 했다. 어제(8일) 8회 점수를 줘서 뒤집혔기 때문에 더 집중하려고 했다. (감정을) 감추려고 했던 것이 9회까지 이어져서 세이브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상원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그런데 그의 꿈은 처음부터 선발 투수가 아닌 마무리 투수였다.
박상원은 "어릴 때부터 마무리 투수를 하고 싶다는 게 나의 꿈이자 목표였다. 그래서 학생 시절 선발 등판이 많이 없다. 당시 감독님께 두 번째 나가서 길게 던지겠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는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은 팀에서 모든 선수들, 감독, 코치들이 인정하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 그런 자리이기 때문에 (마무리 투수가) 더 끌렸던 것 같다"고 마무리 투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렇게 한화에 입단해 자신이 꿈꾸던 마무리 투수가 됐다. 이제는 구대성, 정우람에 이어 한화의 수호신을 꿈꾼다. 올해 데뷔 첫 10세이브를 달성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고 자평했다.
박상원은 "아직 멀었다. 풀타임으로 몇 년 더 해야 한다. 누군가 얘기하지 않아도 '한화 마무리 투수는 박상원이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금처럼 계속 이기고 싶다. 무승부가 많다는 것 자체가 팀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의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지만, 세이브는 기회가 되는 한 계속 올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