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큰절 사죄' 소래포구 꽃게…"일부 죽은 것 섞이기도" 소비자 항의
장연제 기자 2023. 9. 10. 09:01
소래포구 측 "소수 몇몇 상인 때문에 피해…그런 일 없어지길"
지난 5월 이른바 '다리 없는 꽃게 사건'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상인들은 '섞어 팔기' '바가지요금' 근절 등을 약속하며 큰절 사죄까지 했습니다.
그 후 시장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JTBC 취재진이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지난 8일 오후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에는 꽃게 철을 맞아 꽃게를 사려는 손님들로 북적였습니다.
상인들은 "딴 데보다 싸게 주겠다" "여기가 제일 싸다" 등 호객을 이어갔습니다.
시장에서 만난 상인 A씨는 "주말에는 손님이 더 많다"며 "꽃게 철이라 그런지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조금 는 것 같다. 꽃게를 많이 물어본다"고 말했습니다.
취재진도 한 가게에서 꽃게 2㎏을 직접 구매했습니다. 꽃게 시세는 그날 그날 변하지만 이날 오후 꽃게 시세는 ㎏당 1만5000원이어서 2㎏에 3만원을 줬습니다.
상인은 능숙한 솜씨로 꽃게 일곱 마리를 플라스틱 소쿠리에 착착 담더니 무게를 잰 후 곧바로 박스 안으로 넣었습니다.
그리고는 "다리 좀 줄까? 다리 좀 가져가"라며 따로 모아 둔 꽃게 다리를 추가로 얹어줬습니다. 또 소쿠리 무게만 따로 저울에 단 뒤 "봐봐, 소쿠리 무게가 300g인데 2.4㎏ 줬잖아"라고 강조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바가지 금지, 친절한 응대를 강조하는 음성방송이 수시로 흘러나왔습니다.
'정말 달라졌구나'라는 생각이 들 무렵, 시장 한쪽에서는 한 상인이 손님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소래포구 근처에 산다고 밝힌 50대 여성 박모 씨는 JTBC 취재진에 "꽃게 6㎏을 샀는데 죽은 것과 산 것이 섞여 있고, 죽은 것은 무르고 텅 비어 있어서 못 먹고 다 버렸다"며 "싱싱한 꽃게를 먹으려고 비싼 돈을 지불하는 건데, 죽어 있는 걸 끼워 팔아서 화가 나 항의하러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럴 거면 냉동 꽃게를 사 먹는 게 낫지, 동네 장사를 이렇게 하면 되냐"면서 "어떻게 사 먹으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습니다. 박씨는 "자꾸 이런 일이 반복되니까 가까이 살아도 자주는 안 오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안광균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상인회장은 "살아 있는 꽃게와 죽은 꽃게를 섞어서 파는 경우 무조건 15일 영업정지"라며 "상인회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단속을 하고 있고, 적발 사례도 있다.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즉시 상인회 고객센터로 연락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상인 B씨는 "이 동네에서 40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는데 대다수는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며 "소수 몇몇 때문에 자꾸 피해를 보고 있다. 제발 그런 일 좀 없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취재진이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에서 산 꽃게 일곱 마리 가운데 한 마리 정도가 물러져 있었고 죽은 지 좀 돼 보였습니다.
다리가 모두 붙어 있는 꽃게는 다섯 마리였습니다. 나머지 두 마리는 다리가 각각 세 개와 한 개씩 떨어져 있었습니다.(사진 참고)
다만 상인이 추가로 얹어 준 떨어진 다리가 더 많았습니다.
━
같은 날 저녁 8시쯤 소래포구 야시장에는 사람들이 가득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놀러 왔다는 30대 직장인 양승진 씨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걱정되긴 하지만 영향이 있다고 해도 4~5년 후의 일이라고 뉴스에 나오더라"며 "당장은 괜찮을 것 같아서 왔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방문객 이도희 씨 역시 "아직은 괜찮을 것 같아서 왔다"며 "오염수 방류 때문인지는 몰라도 친구들이 부쩍 수산물을 먹자고 하는 일이 늘었다. 앞으로 못 먹을 거니까 지금 많이 먹어두자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상인들은 "예전에 비하면 손님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요새 다시 늘고 있는 추세"라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얼마 되지 않아 그런 거 같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인천 소래포구.
상인들은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소래포구에서 열리는 '제23회 소래포구 축제'를 계기로 이미지 쇄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바가지'가 아닌 친절하고 정확한 소래포구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이번 축제에서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상인회 먹거리 부스는 꽃게 강정 두 마리 세트를 1만5000원, 새우찜 열두 마리(중자) 세트를 1만원, 전어구이 일곱 마리 세트를 1만원에 판매할 예정입니다. 또 고객이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의 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지난 5월 이른바 '다리 없는 꽃게 사건'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상인들은 '섞어 팔기' '바가지요금' 근절 등을 약속하며 큰절 사죄까지 했습니다.
그 후 시장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JTBC 취재진이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지난 8일 오후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에는 꽃게 철을 맞아 꽃게를 사려는 손님들로 북적였습니다.
상인들은 "딴 데보다 싸게 주겠다" "여기가 제일 싸다" 등 호객을 이어갔습니다.
시장에서 만난 상인 A씨는 "주말에는 손님이 더 많다"며 "꽃게 철이라 그런지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조금 는 것 같다. 꽃게를 많이 물어본다"고 말했습니다.
취재진도 한 가게에서 꽃게 2㎏을 직접 구매했습니다. 꽃게 시세는 그날 그날 변하지만 이날 오후 꽃게 시세는 ㎏당 1만5000원이어서 2㎏에 3만원을 줬습니다.
상인은 능숙한 솜씨로 꽃게 일곱 마리를 플라스틱 소쿠리에 착착 담더니 무게를 잰 후 곧바로 박스 안으로 넣었습니다.
그리고는 "다리 좀 줄까? 다리 좀 가져가"라며 따로 모아 둔 꽃게 다리를 추가로 얹어줬습니다. 또 소쿠리 무게만 따로 저울에 단 뒤 "봐봐, 소쿠리 무게가 300g인데 2.4㎏ 줬잖아"라고 강조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바가지 금지, 친절한 응대를 강조하는 음성방송이 수시로 흘러나왔습니다.
'정말 달라졌구나'라는 생각이 들 무렵, 시장 한쪽에서는 한 상인이 손님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소래포구 근처에 산다고 밝힌 50대 여성 박모 씨는 JTBC 취재진에 "꽃게 6㎏을 샀는데 죽은 것과 산 것이 섞여 있고, 죽은 것은 무르고 텅 비어 있어서 못 먹고 다 버렸다"며 "싱싱한 꽃게를 먹으려고 비싼 돈을 지불하는 건데, 죽어 있는 걸 끼워 팔아서 화가 나 항의하러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럴 거면 냉동 꽃게를 사 먹는 게 낫지, 동네 장사를 이렇게 하면 되냐"면서 "어떻게 사 먹으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습니다. 박씨는 "자꾸 이런 일이 반복되니까 가까이 살아도 자주는 안 오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안광균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상인회장은 "살아 있는 꽃게와 죽은 꽃게를 섞어서 파는 경우 무조건 15일 영업정지"라며 "상인회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단속을 하고 있고, 적발 사례도 있다.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즉시 상인회 고객센터로 연락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상인 B씨는 "이 동네에서 40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는데 대다수는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며 "소수 몇몇 때문에 자꾸 피해를 보고 있다. 제발 그런 일 좀 없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취재진이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에서 산 꽃게 일곱 마리 가운데 한 마리 정도가 물러져 있었고 죽은 지 좀 돼 보였습니다.
다리가 모두 붙어 있는 꽃게는 다섯 마리였습니다. 나머지 두 마리는 다리가 각각 세 개와 한 개씩 떨어져 있었습니다.(사진 참고)
다만 상인이 추가로 얹어 준 떨어진 다리가 더 많았습니다.
━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후…소래포구 야시장 '북적북적'
━
같은 날 저녁 8시쯤 소래포구 야시장에는 사람들이 가득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놀러 왔다는 30대 직장인 양승진 씨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걱정되긴 하지만 영향이 있다고 해도 4~5년 후의 일이라고 뉴스에 나오더라"며 "당장은 괜찮을 것 같아서 왔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방문객 이도희 씨 역시 "아직은 괜찮을 것 같아서 왔다"며 "오염수 방류 때문인지는 몰라도 친구들이 부쩍 수산물을 먹자고 하는 일이 늘었다. 앞으로 못 먹을 거니까 지금 많이 먹어두자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상인들은 "예전에 비하면 손님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요새 다시 늘고 있는 추세"라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얼마 되지 않아 그런 거 같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인천 소래포구.
상인들은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소래포구에서 열리는 '제23회 소래포구 축제'를 계기로 이미지 쇄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바가지'가 아닌 친절하고 정확한 소래포구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이번 축제에서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상인회 먹거리 부스는 꽃게 강정 두 마리 세트를 1만5000원, 새우찜 열두 마리(중자) 세트를 1만원, 전어구이 일곱 마리 세트를 1만원에 판매할 예정입니다. 또 고객이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의 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JTBC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이재명 대표, 11시간 만에 검찰 나서…"증거 하나도 제시 못해"
- 숨진 대전 교사 "어떤 노력도 부메랑…" 교권침해 기록 공개
- 한국도 더는 안전지대 아니다…지진 대처법 '이것부터'
- "아빠, 왜 집에 있어?"…남자의 육아 휴직, 얻은 것과 잃은 것 [뉴썰]
- 펠레 넘어선 네이마르…호날두 왜 이래? '발길질' 빈축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 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 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JTBC 뉴스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 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 | JTBC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