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선배, '손흥민 해트트릭'에도 여전한 걱정..."어려운 상대론 잘 안 통할 텐데"
[OSEN=고성환 기자] "상황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스트라이커의 본능이 필요하다. 손흥민에게 어려운 일이 될 것."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로 활약했던 루이 사하(45)가 후배 손흥민(31)을 보며 우려와 격려를 전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9일(한국시간) "사하는 토트넘이 현재 보유 중인 공격 옵션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손흥민이 올 시즌 내내 토트넘 공격 라인을 이끌 적임자가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토트넘 원톱 자리를 책임질 적임자로 기대받고 있다. 등번호 9번 히샬리송이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 해리 케인이 떠난 지금 믿을 만한 공격수는 손흥민밖에 없는 상황이다.
히샬리송은 개막 후 리그 3경기에 연속 선발 출전하며 중앙 공격수 자리를 책임졌다. 그러나 그는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고, 경기력 역시 불합격이었다. 히샬리송은 풀럼과 카라바오컵 2라운드 경기에서 골 맛을 보긴 했지만, 패스 성공률 29%(5/17), 턴오버 19회 등을 기록하며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톱'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지난 번리전에서 히샬리송이 아닌 손흥민에게 최전방 원톱 역할을 맡긴 것. 대신 히샬리송은 올 시즌 처음으로 벤치에서 대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결단은 정답이었다. 손흥민은 왼발로 한 골, 오른발로 두 골을 터트리며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그는 왼쪽 측면 공격수가 제 포지션이긴 하지만, 중앙에서도 동료들과 좋은 호흡을 자랑하며 세 차례나 골망을 흔들었다.
이제 손흥민이 케인의 빈자리를 대신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영국 '미러'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케인 대체자를 영입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손흥민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칭찬했고, '더 부트 룸' 역시 "이제 히샬리송 대신 손흥민이 선발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브 미 스포츠' 딘 존스에 따르면 토트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는 토트넘 내부 인사를 통해 시즌 내내 손흥민이 9번 공격수로 출전하게 될 것이란 메시지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 듀오가 손흥민-케인 조합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다만 사하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그는 손흥민의 스트라이커 기용이 어떤 경기에서는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더 어려운 경기에서는 효과를 보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하는 '패디 파워'와 인터뷰에서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쓰는 것은 올 시즌 토트넘에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유형의 경기에 한해서만 말이다. 그는 지난 시즌 언제나 측면에서 뛰면서 케인에게 공간과 기회를 제공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것이 잘 풀리고 기회를 10번 만드는 날엔 손흥민 같은 선수라면 능력을 뽐내며 분명 득점할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좀 더 빡빡하고 어려운 날엔 그에게 스트라이커의 본능이 필요할 것"이라며 "손흥민에겐 어려운 일이 될 것이고, 그가 발전해야 할 부분이다. 그는 조금 더 인내심을 갖고, 좌절하지 않아야 하며 틀림없이 가장 어려운 일인 첫 번째 기회에서 득점을 해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손흥민에 대한 신뢰는 잃지 않았다. 사하는 "손흥민은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특히 더 많은 책임감을 갖게 되면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그것(스트라이커)은 손흥민의 타고난 자질은 아니다. 그는 다른 경기에서 적응해야 할 것이다. 히샬리송은 토트넘에서 9번 공격수로 뛰기 위해 더 잘해야 한다"라고 믿음을 보냈다.
스퍼스 웹도 걱정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다. 매체는 "손흥민과 히샬리송으로 1월까지만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을지 혹은 이번 시즌 끝까지 가능할지 말하긴 어렵다. 새해쯤에 더 많은 화력이 필요하다면 아이반 토니와 계약해야 한다. 만약 시즌이 끝날 때까지 버틸 수 있다면, 얼마가 들든 에반 퍼거슨 영입에 나서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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