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약 시장 경쟁 불붙었다...노보 시총은 덴마크 GDP 앞질러
제약 산업에 새로운 골드러시가 본격화하고 있다. 바로 다이어트약이다.
미국 제약메이저 일라이릴리와 함께 다이어트약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르디스크 시가총액은 덴마크 국내총생산(GDP)을 앞지를 정도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2030년이 되면 전세계 다이어트약 시장 규모가 1000억달러(약 133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다이어트약 시장은 미 릴리와 덴마크 노보 두 곳이 양분하고 있다.
노보의 위고비(Ozempic)와 릴리의 몬자로(Mounjaro)가 시장을 장악한 상태다.
두 업체의 이 다이어트약들은 규제당국으로부터 애초에 당뇨병치료제로 승인받았지만 식욕억제 효과가 있는 것이 임상시험 결과에서 확인되면서 다이어트약으로도 허가를 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다. 위고비는 미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은 상태이고, 몬자로는 올해 말이나 내년초에 다이어트약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노보의 오젬픽(Ozempic)은 위고비와 같은 활성성분으로 만든 약으로 승인은 받았지만 아직 시판되지는 않고 있다.
147년 전통의 릴리, 100년 전통의 노보가 다이어트약을 앞세워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화이자, 암젠 등 다른 제약사들도 앞다퉈 다이어트약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최소 1년은 지나야 성과가 나올 전망이어서 당분간 릴리와 노보 쌍두마차의 독주가 불가피하다.
9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바클레이스 유럽제약리서치 책임자 에밀리 필드는 최근 분석노트에서 다이어트약 시장 규모가 2030년께 1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노보와 릴리가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다른 제약사들이 모두 두 업체를 따라잡기 위한 경쟁에 나섰지만 따라잡기 쉽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필드는 이미 노보의 위고비와 릴리의 몬자로가 출시된 상태라 그 어떤 경쟁사들도 이들의 위상을 빠르게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노보와 릴리 모두 생산 속도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 수요가 생산능력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보는 그동안 유럽 주식시장을 호령하던 프랑스 명품재벌 모에헤네시 루이뷔통(LVMH)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 자리로 올라섰고, 자국 GDP도 추월했다.
컴퍼니스마켓캡닷컴에 따르면 노보 시총은 현재 미국달러 기준으로 4317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LVMH 시총 4267억1000만달러를 제치고 시총 기준 유럽 최대 기업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노보 시총은 지난해 덴마크 GDP도 가볍게 제치는 규모다.
지난해 덴마크 GDP는 4054억1000만달러였다.
노보는 그러나 시총에서 미 경쟁사인 릴리에 밑돈다.
릴리 시총은 8일 마감가 기준으로 5567억24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올들어 대형기술주들이 큰 폭으로 오르며 주식시장을 이끌면서 대부분 종목들이 소외된 것과 대조적으로 릴리는 올해 60.3% 폭등했다.
아마존 상승률 64%와 맞먹는 상승세다.
노보도 미증권예탁원증서(ADR)가 올들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44% 넘게 폭등했다.
다이어트약의 급속한 성장은 릴리의 몬자로 매출로 확인이 가능하다. 아직 다이어트약으로 승인을 받지는 않았지만 의사들은 다이어트 목적으로 당뇨병 치료제인 몬자로를 처방하고 있다.
지난달 8일 릴리는 2·4분기 실적 발표에서 순익이 전년동기비 85% 폭증했다면서 가파른 몬자로 매출 증가세가 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릴리에 따르면 몬자로 매출은 지난해 2·4분기 1600만달러에서 올 1·4분기 5억6700만달러로 폭증한데 이어 2·4분기에는 9억7970만달러로 더 늘었다. 1년 사이 매출이 35배 폭증했다.
노보의 오젬픽과 위고비가 당뇨병, 다이어트약으로 FDA 승인을 받은 것과 달리 릴리의 몬자로는 아직은 당뇨병치료제로만 승인받았다. 몬자로의 다이어트약 승인은 올해 말 또는 내년초에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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