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코인 거래소 코인베이스, 왜 '레이어 블록체인' 개발했나[인터뷰]
지난달 레이어2 블록체인 '베이스' 출시…"코인베이스와 연동되는 게 강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코인베이스의 레이어2 블록체인 네트워크 '베이스(Base)'는 지난달 출범 당시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가 직접 블록체인 개발에 뛰어든 결과물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베이스 네트워크는 코인베이스의 모든 서비스와 연동된다. 100여개 국가에 진출한 코인베이스의 이용자 풀을 가져갈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베이스가 레이어2 블록체인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코인베이스 목표는 전 세계 '경제적 자유'…"레이어2 블록체인 필요"
길리아노 옥타비우스(Giuliano Octavianos) 코인베이스(베이스) 아시아 총괄은 지난 6일 <뉴스1>과 만나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가 왜 레이어2 블록체인 개발에 뛰어들었는지 밝혔다.
그는 "코인베이스의 목표는 전 세계 '경제적 자유'를 가속화하는 것이고, 그 목표를 블록체인 상에서 이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인베이스는 10년 동안 거래소 사업을 하면서 생각한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베이스 같은 오픈소스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베이스 네트워크를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디지털 경제를 가속화하려면 블록체인 상 자산 이동을 활성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거래 속도가 빠른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더리움을 비롯한 현재의 레이어1 블록체인들은 아직 속도가 느리고 확장성이 부족하다.
따라서 대부분의 거래를 레이어2 블록체인에서 처리하고 처리 결과만 레이어1에 올리는 확장성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옵티미즘' 택한 이유는?…"완전한 오픈소스가 강점"
레이어2 블록체인 대부분은 롤업 기술을 활용한다. 롤업이란 거래를 레이어2 블록체인에서 처리한 뒤, 모든 거래 처리 결과를 묶어 기존 이더리움 블록체인(레이어1)에 올리는 것을 말한다.
코인베이스는 옵티미즘 팀의 'OP스택(OP stack)'을 이용해 베이스 네트워크를 개발했다. 옵티미즘 팀은 옵티미스틱 롤업 기술을 사용해 레이어2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개발한 팀이다.
롤업은 크게 옵티미스틱 롤업과 zk롤업 두 가지로 나뉜다. 옵티미스틱 롤업은 '낙관적인(Optimistic)'을 뜻하는 이름처럼 모든 거래가 사실이라고 가정한 뒤, 진위 확인을 위한 거래 기록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전송한다. 이 때 의심 가는 거래가 있을 경우 검증자가 거래를 모두 재실행하며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 거래와 레이어2 체인의 거래의 값을 하나 하나 대조한다. 이 같은 과정을 '사기 증명(Fraud Proof)'라고 한다.
zk롤업은 모든 거래 처리 결과를 묶어 이더리움에 올리는 것은 옵티미스틱 롤업과 같으나, 거래의 진위 확인에 '영지식증명'이라는 방식을 사용한다. 영지식증명이란 거래 상대방에게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 채, 자신이 해당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을 말한다. 영지식증명 기술을 통해 이미 진위를 확인한 뒤 그 기록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보내기 때문에 사용하는 데이터의 양이 훨씬 적다.
또 zk롤업은 옵티미스틱 롤업과 달리 대기 없이 자금을 즉시 출금할 수 있다. 옵티미스틱 롤업을 사용해 처리된 거래는 '사기 증명'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거래 금액이 확정되는 데도 시간이 소요된다. 금액이 확정돼야 출금이 가능하므로 출금도 통상 7일 가량 지연된다. 이와 달리 zk롤업은 즉시 출금이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옵티미스틱 롤업의 단점이 존재함에도 불구, 코인베이스는 옵티미즘을 택했다. 옥타비우스 총괄은 "베이스를 개발하기 전부터 옵티미즘 팀과 이더리움 개선안 'EIP-4844'의 기준을 함께 개발하면서 가까워졌다"며 옵티미즘을 택한 배경을 밝혔다.
옵티미즘의 개발 스택 'OP스택'이 완전한 오픈소스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OP스택은 완전한 오픈소스 제품이고, 우리는 오픈소스 생태계에 기여하고 싶기 때문에 옵티미즘을 택했다"고 말했다.
옵티미스틱 롤업이 zk롤업에 비해 기술적 단점이 있다는 것에는 옥타비우스 총괄도 공감했다. 이 때문에 향후 zk롤업 기술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열어뒀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옵티미즘은 '모듈화'되어 있어서, 기능을 넣고 빼는 것이 다른 블록체인들보다 수월하다"며 향후 새로운 기술도 얼마든지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베이스 외에도 옵티미스틱 롤업, zk롤업 등을 활용한 레이어2 블록체인들이 이미 많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옥타비우스 총괄은 베이스 네트워크가 코인베이스의 여러 서비스와 연동된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베이스는 코인베이스의 여러 서비스와 연동될뿐 아니라 코인베이스 서비스들의 기반이 되는 '홈 체인(홈 블록체인)' 역할을 한다"며 "코인베이스는 전 세계적으로 규제를 가장 잘 준수하는 거래소이자, 주식 시장에 상장된 거래소다. 브랜드 존재감도 매우 크기 때문에 코인베이스 서비스와 연동되는 것이 베이스 네트워크의 셀링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출시 이후 한국 시장서 긍정적 피드백…"파트너 찾겠다"
이 같은 개발 과정을 거쳐 코인베이스는 지난달 초 베이스 네트워크를 출시했다. 옥타비우스 총괄은 출시 후 약 5주 동안 한국 개발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에 놀랐다고 밝혔다. 그가 한국 시장을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옥타비우스 총괄은 "레이어2 블록체인은 글로벌 단위 사업이기 때문에 한국에 특화된 시장 전략은 없지만, 한국 출장 기간 동안 베이스 네트워크를 사용할 파트너를 많이 찾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달 코인베이스는 베이스 네트워크를 사용할 주요 웹3 프로젝트로 국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기업 '이스크라'를 택하기도 했다. 옥타비우스 총괄은 "베이스 기반 웹3 게임이 앞으로 더 많이 나올 예정"이라며 "이스크라의 '클래시몬 on 베이스'도 적극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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