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놀라운 선수 중 하나” 美 칼럼니스트 극찬, 김하성 전국구 스타로 뜨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에는 30개 팀이 있고, 매년 한 경기라도 뛰는 선수를 합치면 1000명이 넘는다. 사실 자주 맞붙는 같은 지구 팀의 선수들이 아니라면, 팬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2021년, 김하성(28‧샌디에이고)은 그런 선수였다.
샌디에이고 팬들이나 관심을 가졌지 전국적인 주목도가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자신의 이름을 전국적으로 알리기에는 실적도 부족했다. 2021년 117경기에서 타율 0.202, OPS(출루율+장타율) 0.622에 그쳤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백업 선수에 가까웠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 이상의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더러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김하성의 인지도는 높아지기 시작한다. 김하성의 열정적인 플레이에 반한 펫코파크의 팬들부터 ‘하성 킴’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부상 및 약물 복용 징계로 한 시즌을 날리면서, 그 대체자로 김하성의 이름이 언급되기 시작한 것도 이름을 알리는 데는 호재였다. 여기에 뛰어난 수비력을 선보이며 현지 언론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김하성이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들어간 것도 많은 이들의 놀라게 했다. 기록뿐만 아니라 현장 관계자들이 이미 김하성의 플레이를 인정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하성은 150경기에서 타율 0.251, 11홈런, OPS 0.708로 공격에서도 뚜렷한 상승세를 그린 가운데 시즌을 마쳤다.
올해 성적으로 김하성의 인지도는 대폭 상승했다. 이제 리그를 대표하는 ‘수비도, 공격도 잘하는 2루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김하성은 9일(한국시간) 현재 시즌 137경기에서 타율 0.273, 출루율 0.364, 17홈런, 57타점, 79득점, 34도루, OPS 0.786을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팀의 핵심 선수로 거듭났다. 수비는 여전히 뛰어나다. 올해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 유력 후보다.
선수가 이름을 날리려면 역시 성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팬들이 자주 찾아보는 개인 성적 순위표에서 상위권에 있으면 있을수록 더 많은 주목을 받는다. 올해 DRS나 OAA와 같은 수비 지표에서는 꾸준히 최상위권에 있었던 김하성은 시즌 중반 이후 대활약으로 공격 지표에서도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9일 현재 김하성의 출루율(.364)은 내셔널리그 13위, 도루(34개)는 내셔널리그 전체 5위에 올라 있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에 이어 올해 가장 도루가 많이 늘어난 선수가 바로 김하성이다. 올해 샌디에이고의 성적이 실망스러운 가운데, 지역 언론들이 ‘올해의 팀 MVP는 김하성’이라는 식으로 밀어주는 것 또한 대단한 일이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이자 대표적인 소식통 중 하나인 켄 로젠탈 또한 9일 자신의 X(구 트위터)에 ‘김하성은 올 시즌 가장 놀라운 선수 중 하나이자 인기를 많이 얻고 있는 선수’라면서 자사의 칼럼을 덧붙였다.
로젠탈은 팔로워 수만 143만 명에 이르는 저명한 칼럼니스트이자 내셔널 에디터다. 그런 로젠탈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 자체도 김하성이 이제는 전국구 스타로 뜨고 있다는 증거 중 하나다. 많은 이들이 김하성의 이름을 다시 한 번 새겼을 계기가 됐을 수도 있다.
9일에도 김하성의 활약은 계속됐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팀이자 올해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노리고 있는 휴스턴과 경기에서 안타 2개를 포함해 3출루, 도루 3개, 그리고 타점까지 2개를 올리며 대활약했다. 샌디에이고 구단 역사상 한 경기에 ‘3출루 이상, 3도루 이상, 2타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김하성이 유일하다. 폭풍 같은 질주로 김하성 특유의 ‘허슬’을 잘 보여줬다.
샌디에이고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극히 낮다. 말 그대로 산술적인 가능성만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가 집계한 샌디에이고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9일 현재 0.8%다.
하지만 김하성은 개인적인 목표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전망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며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시즌 뒤에는 연장 계약을 놓고 또 다시 메이저리그 팬들의 시선을 빨아들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름이 널리 알려지는 건 나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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