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OOO이다”…먹는 장사하는 곳이 공들인다는 ‘이것’
오래전부터 식품업계에 정설처럼 있는 말이지만, 요즘 같았던 적이 없다. 먹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매운맛이어도 없어서 못 구할 만큼 수요가 빗발치면서 식품업계가 라면 기업들을 필두로 매운맛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이 지난달 14일 한정판으로 출시한 ‘신라면 더레드’가 18일 만에 무려 42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매운맛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신제품 재고는 순식간에 동났고, 편의점 등 일부 채널에서는 발주 제한 조처까지 이뤄졌다.
신라면 더레드는 기존 국내 라면시장 1위인 ‘신라면’보다 2배 이상 매운맛을 내는 제품이다. 스코빌지수가 7500SHU로 원제품(3400SHU)의 2배 이상임은 물론, 기존에 농심에서 판매하는 라면 중 가장 매운맛인 ‘앵그리 너구리(6080SHU)’보다도 높다.
비슷한 시기 경쟁업체인 삼양식품도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을 론칭하고 ‘맵탱흑후추소고기라면’, ‘맵탱 마늘조개라면’, ‘맵탱 청양고추대파라면’ 등 신제품 3종을 출시했다. 불닭볶음면 시리즈에 이어 이번엔 국물라면 시장에서도 매운맛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목표다.
식품업계가 매운맛 제품을 쏟아내는 건 최근 시장에서 매운맛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농심의 경우 지난해 신라면으로 국내에서만 매출 4400억원을 내는 기염을 토했고, 삼양식품 역시 지난 6월 ‘불닭볶음탕면’을 재출시해 3개월간 600만개를 팔아치웠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몇 년 새 매운맛 제품이 급부상한 데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 성분이 아드레날린과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해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완화하는데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기분 전환을 목적으로 찾는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는 매운맛 먹거리가 원체 시장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라는 분석도 있다. 농심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는 매운 제품들이 조금 더 주류로 평가를 받는다”며 “꼭 불경기 때문이라기보다 소비자들이 매운맛에 더 익숙하고, 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매운맛 음식을 먹는 ‘챌린지(Challenge)’까지 유행 중인 만큼 매운맛 상품들이 한동안 더 인기를 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존에 매운맛을 즐기지 않던 소비자들도 호기심에 매운맛 먹거리를 구매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최근에는 식품기업들 외에 편의점까지 매운맛 라면 등을 내놓으면서 경쟁에 뛰어드는 분위기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4일 오뚜기와 손잡고 기존 PB컵라면에 오뚜기 ‘열라면’을 더한 ‘세븐셀렉트 대파열라면’을 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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