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 부대는 가라”…자율복장·열린조직, MZ 취향 저격한 회사는? [세모금]
LG엔솔, 임직원 80%가 MZ…오락실·노래방 갖춰
점심시간 버스킹 공연…해외 출장 시 휴가 사용 등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하얀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매일 같은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이른바 ‘넥타이 부대’가 사라지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이 자율복장제도를 도입하고, 거점 오피스를 확대하는 등 딱딱한 기업문화 개선에 발 벗고 나서면서다. 자유로움을 추구하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밀레니얼+Z세대) 세대가 조직에 늘어나면서 변화의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임직원 자율복장을 전면 시행했다. 기존에는 부서별로 주 1회 캐주얼데이를 시행하는 수준이었지만, 이를 전면으로 확대했다.
철강업계는 그동안 비교적 보수적이고 직장 내 위계질서가 뚜렷한 업종으로 꼽혀왔다. 삼성전자가 2016년 반바지를 허용하는 등 자율 복장제를 도입했고, 2018년 LG전자, 2019년 현대자동차 등이 이 대열에 합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포스코는 조직 구성원이 업무 효율성과 몰입도를 극대화하도록 이번 복장 자율화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와 함께 선택적 근로시간제, 거점오피스 등도 확대한다고 밝혔다.
주 평균 40시간 이내에서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지정할 수 있으며 코어 근무시간 없이 8~17시중 하루 최소 4시간만 근무하면 된다. 서울 및 경기도 내 4곳의 거점 오피스도 만들었다. 여의도 파크원타워, 종로 금세기빌딩, 판교 포스코DX사옥, 송도 포스코타워 등이다.
2030세대 젊은 직원들과의 소통창구도 강화하고 있다. 생산, 기술개발, 마케팅 등 다양한 부서에서 젊은 조직위원인 영보드를 선발, 대표이사에게 반기별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경영층과 다수의 직원이 대화를 나누는 타운홀 미팅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MZ세대가 좋아하는 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 아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국내 직원의 80%가 MZ 세대로 구성된 젊은 기업인 만큼, 다른 기업보다 빠르게 조직 문화 개선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거점 오피스 수는 압도적이다. 서울을 비롯한 일산, 분당 등 수도권 지역에 총 79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창 에너지플랜트가 위치한 오창, 청주 지역에는 2개, 대전과 세종에 5개, 제주도에 2개 등 총 88개의 거점 오피스를 마련했다.
지난 6월에는 오창 공장에 두 번째 직장 어린이집 ‘키즈&SOL’도 개원했다. 올해 초 여의도 본사에 첫 번째 직장 어린이집 ‘으쓱ESG엔솔키즈어린이집’을 개원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육아휴직 기간 확대, 난임 치료비 지원, 난임 휴직 및 입양 휴가제 도입 등 임직원들의 가정 활동 지원도 확대 중이다.
사업장 내에는 피트니스 센터, 수면실, 요가·명상실, 라운지, 오락실, 스크린 골프장을 비롯해 다트와 오락실 게임기, 코인 노래방 등의 다양한 놀이 시설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직원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임직원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점심시간에 버스킹 공연 ‘해피아워’와 영화 상영 ‘시네마 브레이크’ 등을 진행하는가 하면, 분기별로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경영 현황 설명회와 실시간 소통의 자리도 갖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공유오피스 ‘위워크’와 손잡고 지난 6월부터 해외 출장자들이 전 세계 출장지에서 위워크가 운영하는 공유 오피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아도 해당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 직원들은 해외 출장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원하는 도시의 공유 오피스 지점을 사전 예약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현대차·기아는 임직원들이 해외 출장 시 개인 휴가를 활용해 현지에서 해외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19년 첫 시행 했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중단했지만 작년 하반기 재개했다. 개인 휴가 일정에 따른 비용만 본인이 부담하고 항공권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임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후문이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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