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너무한 클린스만, 한국 국대 기자회견은 취소하고...AS모나코 가서 인터뷰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참으로 바쁘신 몸이다.
AS모나코는 9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모나코에서 진행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추첨 현장을 방문했는데 해당 일정과 엮어서 친정팀인 모나코에 들른 것이다. 인터뷰는 UCL 조추첨 직후 다음날 진행됐고, 시간이 지나서 공개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현역 시절 전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이었다. 슈투트가르트에서 독일 최고의 스트라이커로서 인정받은 그는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인 인터밀란으로 이적해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3시즌 정도 인터밀란에서 활약한 뒤 클린스만이 향한 곳이 모나코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모나코에서 보낸 2시즌 동안 84경기에 출전해 35골 11도움을 기록하면서 맹활약했다. 그 후에 토트넘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모나코 시절에도 굉장히 좋은 활약을 펼쳤기에 여전히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로 기억되고 있다.
오랜만에 모나코에 방문한 클린스만 감독은 친정팀 훈련시설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한 것을 보고 놀란 눈치였다. 그는 "확실히 오늘 본 것과 30년 전을 비교해본다면..."이라고 웃은 뒤 "당시에는 경기장이 1.5개였는데 이런 건물을 보는 건 모나코 선수, 감독, 직원 모두의 꿈이 이뤄진 것이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30년 전을 회상하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1992년부터 1994년까지 2년을 이곳에서 보내다가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나는 처음부터 집처럼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환상적이었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에마뉘엘 프티, 릴리앙 튀랑, 유리 조르카에프 등은 아주 특별한 선수들이었다. 좋은 에너지를 느꼈다"며 모나코에서 좋은 시기를 보냈다고 언급했다.
모나코 팬들한테는 과거를 향수시킬 수 있는 인터뷰가 되겠지만 한국 축구 팬들한테는 그렇지 않다. UCL 조추첨은 지난 9월 1일에 진행됐다. 모나코 훈련장 방문과 인터뷰는 2일에 있었다. 이보다 앞서서 8월 28일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9월 A매치에 나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오기 전까지 각 감독들은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통상적으로는 명단 발표와 같은 날 이뤄진다. 하지만 미국에서 머물고 있던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에 요청해 명단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해야만 하는 규정은 없다.
그렇다고 해도 국가대표팀 감독이 직접 나와 자신이 어떤 이유를 가지고 명단을 구성했는지,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고려해 명단에 변화를 줬는지 등을 설명하는 자리다. 국가대표팀 감독이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기회 중 하나다.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이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취소한 이유에 대해서 "명단 발표 기자회견은 완전 소집 완료되기 전에 이뤄진다. 그 시점에 명단이 나와 여러 이야기를 전해도 소집이 되기 전까지 기간동안 부상이든지 많은 변수가 일어날 수가 있다. 그런 부분을 클린스만 감독이 이야기를 했다. 말한 것들이 의미가 없어질 수 있기에 이런 변화를 말했다. 완전 소집이 됐을 때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가 있는데 그때 말하는 게 더 정확하게 말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고 설명했다.
한국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는 직접 취소해놓고, 유럽으로 날아가 한국 국가대표팀과 전혀 상관이 없는 UCL 조추첨에 참석했던 클린스만 감독이다. 다음날에는 모나코까지 직접 찾아가 훈련 시설을 보고, 인터뷰까지 진행했다.
한국 팬들과의 소통을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유럽에서라도 화상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등의 방법이 있었겠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그런 노력을 보여주지 않았다. 한국 팬들과의 소통을 너무나 가볍게 생각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대표팀에서 독특한 행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경기력과 결과라도 나왔으면 이런 말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외신 인터뷰 및 여러 가지 행사에 모두 참가해놓고 성적과 내용 모두 한심할 정도로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외국인 감독 역사상 5경기 동안 승리가 없는 감독은 클린스만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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