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기름값에 다시 커진 'S' 공포…하반기 경기도 흔들
이미 한은 전망치 넘어선 물가상승율과 유가전망치…소비 추가 위축 압박
달러화 강세에 중국경제 부진까지 맞물린 글로벌 상황…"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경기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며 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다.
원화 약세와 중국 경기의 불확실성이 함께 작용할 경우 하반기는 물론 내년 경기마저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개월 새 20% 이상 치솟은 국제유가…배럴당 100달러 초과 전망도
현지시간으로 7일 뉴욕상업거래소의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6.87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생산국의 감산 결정으로 인해 9일 연속 이어지던 상승세가 꺾이며 전날보다 0.8% 하락했음에도 9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 선물 종가도 8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배럴당 89.92달러로 90달러 수준을 보였다.
지난 6월 1일 기준 WTI는 70.10 달러, 브렌트유는 74.28달러였는데 3개월여 만에 모두 20% 이상 급등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와 러시아가 연말까지 각각 일일 100만 배럴과 30만 배럴을 감산한다고 발표한 탓에 유가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유가 강세가 지속될 경우 내년 연말 배럴당 107달러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 전망치 넘어선 물가상승율·유가…이미 줄어든 소비 더 위축될 수도
한국은행은 지난달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3.5%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하반기 국제 유가가 전망치를 배럴당 84달러 수준으로 평가하고 전망치를 제시했다.
올해 1~8월 소비자물가 누계 상승률은 3.7%로 이미 한은 전망치를 넘어섰는데, 유가마저 전망치를 상회하고 있는 셈이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4%로 전월인 7월의 2.3%에서 1.1%p가 급등했다.
이상기후 등 계절적 요인이 있었지만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상승폭이 둔화되던 물가 상승률이 처음으로 상승세로 반전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가가 더 오르게 되면 물가를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물가가 높아지면 소비 위축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최신 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1.5%이던 소매판매 증가율은 7월 들어 -1.7%로 하락했고, 내구재 소비 증가율도 같은 기간 8.3%에서 1.5%로 떨어졌다.
달러 강세에 중국 경제 부진 지속까지…"돌파구 마련 못하면 스태그플레이션도 우려"
이같은 상황에서 달러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은 추가적인 경기 부진의 우려가 되고 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로화와 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7일 105.157를 기록했다.
'킹달러' 사태로 불리던 지난해 9월의 115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지난 3월 1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저점이던 7월 중순 대비로는 5% 높게 오른 수치다.
반면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의 가치는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엔달러 환율은 8일 장중 147.87로 최고치를 경신했고, 역내 위안화 환율도 장중 달러 당 7.3294위안까지 높아지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强)달러 현상이 지속되면 수입물가가 높아지게 되는데, 유가 상승과 맞물리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화하게 된다.
특히 리오프닝 이후에도 좀처럼 회복세로 접어들지 못하고 있는 중국 경제가 부동산 위기에 이어 강달러 타격까지 입게 되면 장기 침체로 접어들 수 있는데,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또한 추가 피해가 불가피 하다.
해외 투자은행인 씨티는 최근 한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7%로 하향했고, 바클레이스도 2.3%에서 2.0%로 0.3%p 하향 조정했다.
JP모건과 HSBC도 각각 1.8%와 1.6%로 1%대 성장률을 전망했는데, 이렇게 되면 올해 1%대 중반에 확실시 되고 있는 한국경제는 내년에도 올해와 유사한 수준의 저성장 상태에 머물게 된다.
KDI 관계자는 "중국 경제의 회복속도가 기대보다 더딘 데다 달러 강세현상으로 인해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기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뾰족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제유가까지 상승하게 되면 경기부진을 넘어서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접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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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준규 기자 findlov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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