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간 다툼일 뿐" 김히어라 학폭 공방, 소속사의 이상한 해명 [이슈&톡]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김히어라의 학교폭력(이하 학폭) 가해자 의혹에 대한 진실공방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피해를 주장하는 제보자와 김히어라의 녹취록까지 공개된 가운데, 김히어라 측은 끝까지 학폭 의혹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9일 디스패치는 김히어라, 과거 중학교 동창생이었던 H씨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H씨는 김히어라에게 당시 자신이 가장 많이 맞았다며, 분노를 토로했다. 김히어라 역시 그 당시 H씨를 자주 폭행한 것을 입으로 시인했다. 김히어라는 H씨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면서도 "그런데 네가 제보를 하면 너희 신상도 털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에 관해 H씨는 "우리는 피해자고 너는 가해자인데, 그게 왜?"라며 정면 반박했다.
H씨는 미안함을 말하는 김히어라에게 "나는 너에게 사과나 그런 걸 듣고 싶지 않아. 그랬으면 진작 다른 애들처럼 널 만났겠지. 난 이 순간을 기다렸다니까. 그러니까 밥 잘 먹고 그랬으면 좋겠어. 무슨 말인지 알지?"라고 답했다.
이에 김히어라의 소속사 그램엔터테인먼트 측은 디스패치가 보도했던 H씨와 김히어라의 통화 전체 녹취록을 공개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면서 소속사 측은 “H는 매체에 제공할 목적으로 통화를 녹음하였고, 의도적으로 사실이 아닌 부분, 또는 기억의 왜곡으로 증명할 수 없는 일들을 언급하며 통화를 이어갔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김히어라는 H씨를 비롯해 통화에서 언급된 친구들의 실명과 주변인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했다. 디스패치의 보도로 인해 제보자들과 주변인들이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소속사 측은 김히어라와 H씨는 친한 사이었지만, H씨의 일련의 행동으로 인해 김히어라가 피해를 입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이 다퉜고 사이가 멀어졌다고 했다. 더불어 H씨가 주장하는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행은 사실이 아니며 H씨의 주장을 인정하거나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히어라의 학폭 의혹은 지난 6일 디스패치가 김히어라가 과거 상지여중 일진 모임인 ‘빅상지’의 일원이었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재학생이었던 제보자들은 김히어라가 담배 심부름을 시키는 등 학교폭력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히어라의 친한 동생이 그를 위해 금품을 갈취했다가 함께 처벌을 받았다는 사실도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김히어라는 디스패치에 ‘빅상지’에 속해있었다는 것은 인정했지만, 폭행이나 폭언에 동참한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담배를 피우거나 금품을 갈취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소속사 측은 ‘빅상지’는 일진 모임이 아니었으며 김히어라는 일진 활동을 한 적도, 인정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제보자들이 오해를 풀고 김히어라에게 사과를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디스패치가 9일 피해자 H씨의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특히 김히어라가 H씨에게 기사화가 될 경우 신상이 공개될 우려가 있다고 말하는 부분이 마치 H씨에게 신상공개를 빌미로 제보를 철회하라고 압박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면서 대중의 공분을 샀다.
이에 소속사 측은 실제로 6일 보도 이후 신상이 공개돼 피해를 입은 이들이 있다면서 해명했다. 하지만 소속사 측은 9일 김히어라와 H씨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일부 지인들의 실명을 지우지 않은채 언론에 배포했다. 이는 제보자들과 주변사람들의 피해를 걱정한다는 태도와는 앞뒤가 다른 행보다.
또한 대중들은 소속사 측이 김히어라와 H씨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그저 친한 친구 사이의 다툼으로 폄하 시키려는 의도를 보였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소속사 측이 공개한 두 사람 사이의 녹취록에서 H씨가 “너 솔직히 말해. 너 우리 때렸잖아. 괴롭혔잖아”라고 하자 김히어라는 “내가 사실 다 기억나진 않는데. 너한테 그랬던 건 맞아”라고 말했다. 사실상 H씨에 대한 폭행을 인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소속사 측은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행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 친구 간의 다툼으로 사건의 논점을 흐리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소속사가 나서서 김히어라와 H씨의 일을 친구 간의 다툼이라는 프레임에 가두려는 행보에 대중들의 반감이 깊어지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DB]
김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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