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치료에 한 획 그은 ‘이 약’…효과 높이고 독성 줄이고[약전약후]

HIV 잡는 3가지 성분 복합약 대세서 2가지 성분으로 판 바꿔
약물 부작용 적어 강점…AIDS 장기 지속 관리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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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글로벌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도바토'(돌루테그라비르, 라미부딘)는 발상의 전환으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이하 에이즈)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약이다.

에이즈는 HIV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데 과거 제약회사들은 이 바이러스의 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에만 약물 개발의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강력한 항바이러스제가 나올수록 바이러스도 함께 진화해 약물에 대한 내성을 확보했다.

많은 의료진과 제약사들은 이 내성을 최대한 늦추고 억제하기 위해 여러 약을 조합하는 '칵테일요법'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3개에서 4개까지 여러 약물 성분을 더한 치료법과 복합제들이 해법으로 부상했다.

이 약들은 효과적으로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추가 감염을 예방하는 성과를 가져왔다. 에이즈가 더 이상 죽음에 이르는 병이 아닌 당뇨처럼 평생 관리 가능한 질환의 영역으로 내려온 것이다.

그러나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점은 예상치 못한 또 다른 문제를 낳았다. 오래 복용할수록 약물 독성으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 및 콜레스테롤 지질 증가, 신장과 뼈 대사기능 저하, 체중 증가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환자들이 약에 대해 거부감을 갖자, 의료 현장에서는 새로운 수요가 생겼다. 효과적으로 HIV를 억제하면서도 약물 독성을 줄일 약이 필요했다. 원개발사인 비브헬스케어 역시 이러한 추세에 따라 최적의 조합을 찾기에 이른다.

그 결과 개발한 약이 HIV 치료 성분 '돌루테그라비르'와 항바이러스제 '라미부딘' 등 2개 성분으로 구성된 도바토다. 이 약은 처음부터 장기적인 치료 패턴을 고려해 약물의 복약 편의성을 높이고 약물 독성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 나왔다.

실제 기존 다제요법 치료 경험이 있는 741명의 성인 HIV 감염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3상(TANGO) 연구 결과, 144주차에서 2제 요법 단일정 치료군은 3제 요법(TAF 기반 치료군) 대비 지질 대사와 신장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도바토는 미국보건복지부(DHHS)와 유럽에이즈임상학회의 HIV 치료 최신 가이드라인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미국과 유럽에서 1차 치료요법으로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0년 허가를 받아, 같은 해 6월 보험급여도 적용됐다.

한편 치료에 따른 남은 수명을 약 39.1년으로 가정했을 때 HIV 감염인이 평생 복용해야 하는 약물의 개수는 2제 요법 시 2만8543도스(Dose, 복용량)인 반면, 4제 요법의 경우 5만7086도스, 3제 요법은 4만2815도스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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